보도자료
중등
[논평] 국교위 서논술형 숙위 관련 _ 2037년이면 저절로 준비되는가
(2026-09-18)
[논평] 국교위 서논술형 숙위 관련 _ 2037년이면 저절로 준비되는가

1. 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위원장 김희정, 이하 중등교사노조)은 국가교육위원회 국민참여위원회 숙의 결과를 서·논술형 수능 도입에 대한 사회적 합의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밝힌다. 이번 결과는 도입을 서두르라는 요구가 아니라, 학교 여건과 공정성 대책을 충분히 마련한 뒤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뜻에 가깝다.
2. 숙의 후 서·논술형 수능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55.5%로 2.8%포인트 감소했고, 특히 교원과 학부모의 필요 응답이 각각 19.2%포인트와 13.9%포인트 줄었으며, 2037~2038학년도 도입도 39.4%의 최다 응답일 뿐 과반이 아니어서 이를 도입 합의로 볼 수 없다.
3. 문제는 시기가 아니라 여건이다. 2037년이 된다고 채점 인력과 공정성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지는 않는다. 이번 숙의에서도 가장 큰 우려로 채점 공정성이 꼽혔다. 학교교육을 통한 준비의 어려움과 사교육 확대, 대규모 답안을 짧은 기간에 채점해야 하는 문제도 함께 제기됐다.
4. 학교 내신의 서·논술형 평가 역시 취지만으로 확대할 수 없다. 인정답안과 부분점수를 둘러싼 민원이 행정심판과 소송으로 이어지는 만큼, 교사의 평가권을 보호할 기준과 학교·교육청의 기관 대응체계부터 마련해야 한다.
5. 서·논술형 평가의 교육적 가치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수십만 명의 당락을 결정하는 수능에는 충분한 교원과 전문채점관, 복수채점, 채점 기준 공개, 이의제기 절차와 명확한 책임체계가 먼저 갖춰져야 한다. 교원 정원은 줄이면서 평가 부담만 늘리는 정책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AI 역시 채점을 돕는 도구일 뿐, 점수의 근거를 설명하고 오류와 이의제기에 책임지는 주체가 될 수 없다.
6. 대입 개편 논의는 평가제도만 바꾸면 교육이 달라질 것이라는 제도 만능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인서울 집중과 대학 서열, 그 배경에 있는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그대로 둔 채 시험 형식만 바꾸면 경쟁은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논술 작성과 첨삭을 위한 사교육이 확대되고, 학교와 지역의 교육여건 차이가 새로운 입시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
7. 국교위는 국가교육발전계획에 도입 시기부터 적을 것이 아니라 교원·전문채점관 확보, 복수채점과 이의제기 절차, 평가 민원에 대한 기관 대응, AI 활용 범위 등 시행 조건과 검증 기준을 먼저 명시해야 한다.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시행을 유보해야 한다. 고교학점제에서 경험한 \'선 시행·후 보완’을 대입제도에서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8. 김희정 위원장은 “2037년이라는 숫자가 교원을 충원하고 채점의 공정성을 만들어 주지는 않는다”며 “이번 숙의 결과는 도입 시기를 정한 것이 아니라 충분한 준비와 검증이 필요하다는 경고로 읽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교위는 언제 도입할 것인지보다 무엇을 갖춰야 하고, 그 조건을 갖추지 못했을 때 어떻게 시행을 유보할 것인지부터 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6. 9. 18.
전 국 중 등 교 사 노 동 조 합
중등
[논평] 접수는 연장했지만, 공정성까지 지켰는가
(2026-09-15)
[논평] 접수는 연장했지만, 공정성까지 지켰는가

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위원장 김희정, 이하 중등교사노조)은 유웨이어플라이의 수시 원서접수 장애와 이후 대응 과정에서 불거진 형평성 논란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 접수장애로 접수하지 못한 학생은 구제받아야 한다. 동시에 학교의 안내에 따라 미리 접수를 마친 학생도 불리한 조건에 놓여서는 안 된다. 이 두 요구를 함께 충족할 책임은 교육당국과 대학, 원서접수 대행사에 있다.
지난 9월 11일 접수 마감 직전 발생한 전산장애로 접수시간이 연장됐다. 그러나 일부 대학은 기존 일정대로 경쟁률을 공개했다. 먼저 지원을 확정한 학생은 원서를 바꿀 수 없었지만, 연장 시간에는 추가로 공개된 정보를 확인하고 접수할 수 있는 상황이 벌어졌다. 피해 구제를 위해 접수시간을 연장하면서, 지원 조건의 형평성을 함께 지키지 못한 것이다.
학교는 혼잡과 돌발 상황에 대비해 여유 있게 원서를 제출하도록 안내해 왔다. 그 안내를 따른 학생들이 “미리 접수한 것이 오히려 손해 아니냐”고 묻는 상황을 가볍게 넘길 수 없다. 그렇다고 마감 시각 안에 접수하려던 학생에게 시스템 장애의 책임을 물을 수도 없다. 학생들은 각자 주어진 절차 안에서 지원하려 했을 뿐이다. 운영의 실패가 학생들 사이에서 누구의 기회가 더 정당한지를 다투는 문제로 바뀌어서는 안 된다.
사전 대비도 따져야 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마감 당일 새벽에도 접속 장애가 있었다. 마감일의 접속 집중은 예상할 수 있었던 만큼, 대행사는 앞선 장애 이후 무엇을 점검하고 보완했는지 설명해야 한다. 교육부와 대교협도 사전 점검과 대학 간 비상 연락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밝혀야 한다. 학생에게는 만일의 상황까지 대비하라고 하면서, 운영기관의 대비 부족은 돌발 상황이라는 말로 넘길 수 없다.
교육부와 대교협은 장애 발생부터 접수 연장 결정과 통보, 대학별 경쟁률 공개까지의 경위를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사실을 정확히 확인하고, 피해 구제와 형평성 확보를 위한 처리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조사와 재발 방지 약속에 그치지 말고, 이번 전형에서 발생한 문제를 어떻게 수습할 것인지 답해야 한다.
이미 일부 학교에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수험생과 학부모의 거센 항의와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학교와 교사는 접수 시스템이나 연장 조치를 결정할 권한이 없는데도 그에 대한 설명을 요구받고 있다. 교육부와 대교협은 통합 창구를 마련해 처리 기준을 일관되게 안내하고, 문의와 이의제기에 직접 대응해야 한다. 운영 실패에 대한 해명까지 학교와 교사에게 떠넘겨서는 안 된다.
대입 원서접수의 공공성도 강화해야 한다. 학생의 진로가 걸린 핵심 절차를 소수 민간업체에 의존하면서, 사고가 나면 책임이 여러 기관으로 흩어지는 구조는 바뀌어야 한다. 공공 원서접수 시스템 구축을 포함해 국가가 안정성과 공정성을 책임지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장애 예방과 복구, 접수 연장과 경쟁률 공개 중단, 수험생 안내가 함께 이루어지도록 공통 기준과 책임 주체를 명확히 해야 한다.
나아가 원서 접수마저 또 하나의 경쟁이 되는 입시를 돌아봐야 한다. 학생들은 진로와 적성뿐 아니라 마지막 경쟁률과 접수 시각까지 계산해야 한다. 대학별 전형과 일정을 간소화하고 경쟁률 공개 방식을 정비해, 정보력과 접수 시점에 따른 유불리를 줄여야 한다. 학생에게 더 일찍 준비하고 더 신중하게 판단하라고 요구하는 것만으로는 입시의 불안과 부담을 덜 수 없다.
이처럼 작은 조건의 차이도 당락을 둘러싼 불신으로 번지는 현실은 대입 평가 개편에서도 고려해야 한다. 서·논술형 평가의 취지만으로 공정성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는 않는다. 충분한 채점 인력과 시간, 일관된 기준과 이의제기 절차 없이 평가 방식부터 바꾼다면, 그 혼란과 부담은 다시 학생과 교사에게 돌아갈 수 있다.
김희정 위원장은 “학교의 안내를 따라 미리 접수한 학생도, 마감 전에 접수하려다 장애를 겪은 학생도 보호받아야 한다”며 “원서접수 업무를 민간에 맡겼다고 해서 학생의 기회와 공정성을 지킬 공적 책임까지 넘길 수는 없다. 교육당국은 학생들이 서로를 탓하고 학교가 대신 해명하는 상황을 끝내고, 피해 구제와 형평성 확보를 직접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6. 9. 15.
전 국 중 등 교 사 노 동 조 합
중등
[논평] ‘사탐런’이 드러낸 입시 유불리, 2028 수능은 교육과정과 엇박자
(2026-09-08)
[논평] ‘사탐런’이 드러낸 입시 유불리, 2028 수능은 교육과정과 엇박자

1.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원서 접수 결과는 현행 선택과목 체제의 한계와 대입 경쟁의 변화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전체 지원자는 전년보다 2,310명 감소했지만 재학생은 1만 6,506명 줄고, 졸업생은 오히려 1만 3,784명 증가했다. 이에 따라 재학생 비율은 67.1%에서 64.4%로 낮아지고, 졸업생 비율은 28.9%에서 31.5%로 높아졌다.
2. 졸업생과 검정고시 출신을 합하면 전체 지원자의 35.6%로, 수험생 세 명 중 한 명 이상이 재학생이 아니다. 현행 선택과목 수능의 마지막 시험이라는 제도 전환과 의약학계열 등 상위권 경쟁, 재수·반수 확대가 졸업생 증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3.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은 탐구영역의 급격한 이동이다. 사회탐구만 선택한 지원자는 전년보다 4만 2,668명 증가한 반면, 과학탐구만 선택한 지원자는 4만 5,656명 감소했다. 사회탐구만 선택한 비율은 61.0%에서 69.6%로 높아졌고, 과학탐구만 선택한 비율은 22.7%에서 14.2%로 낮아졌다. 자연계열 모집단위의 과학탐구 필수 응시 폐지와 가산점 조정, 과목별 학습 부담과 점수 유불리가 맞물리면서 자연계열 수험생까지 사회탐구로 이동하는 이른바 \'사탐런’이 한층 뚜렷해진 것이다.
4. 국어와 수학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났다. 화법과 작문 선택 비율은 68.4%에서 74.7%로, 확률과 통계는 57.1%에서 64.9%로 상승했다. 반면 언어와 매체 및 미적분 선택 비율은 각각 6%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5. 학생들의 진로와 적성이 한 해 사이에 집단적으로 바뀐 것이 아니다. 대학별 반영 방식과 가산점, 선택과목 간 점수 유불리가 학생의 선택을 움직인 것이다. 진로와 적성에 따른 과목 선택을 표방한 제도가 실제로는 입시에 유리한 과목을 찾아 이동하는 전략 경쟁으로 작동하고 있다. 교육과정과 대입제도가 일치하지 않으면 학생의 선택권은 교육적 선택권이 아니라 입시 유불리를 계산하는 선택권으로 변질될 수밖에 없다.
6. 고교학점제 첫 세대가 응시하는 2028학년도 수능에서는 국어·수학 선택과목이 폐지되고, 모든 수험생이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에 응시한다. 공통과목 응시로 선택과목에 따른 표준점수 유불리를 줄이려는 방향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선택과목을 수능에서 없앤다고 고교학점제와 대입제도의 충돌까지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7.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학생들은 고1 때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배우고, 고2·3에서는 진로에 따라 사회·과학 선택과목을 이수한다. 그러나 수능에서는 고2·3 선택과목이 아니라 고1 공통과목인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평가한다. 학생들은 고2·3 선택과목을 공부하면서 고1 때 배운 내용을 수능 대비용으로 다시 학습해야 한다. 특히 고3에서는 수능에 포함되지 않는 선택과목 수업보다 통합사회·통합과학 문제풀이와 자습을 요구하는 압력이 커져 정규수업이 파행적으로 운영될 우려가 있다.
8. 선택과목까지 상대평가하는 것도 문제다. 수능과 직접 연결되지 않는 상황에서 학생들은 진로에 필요한 과목보다 수강 인원이 많고 등급을 받기 쉬운 과목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학교 역시 고2·3 선택과목을 운영하면서 고1 공통과목의 수능 대비까지 떠안게 돼 교원 배치와 수업 운영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9. 이러한 우려는 이미 현장에서 확인되고 있다. 중등교사노조가 고교 교사 1,197명을 조사한 결과, 67.8%가 \'학생이 진로보다 대입 유불리에 따라 과목을 선택한다’고 답했다. 50.7%는 상대평가·대입제도와의 충돌로 학생과 교사가 이중 부담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47.2%는 학기 단위 과목 운영으로 깊이 있고 연속적인 학습이 어렵다고 응답했다.
10. 2027학년도 수능의 \'사탐런’은 대입의 유불리가 존재하는 한 학생의 선택도 그 유불리를 따라 움직인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2028학년도 수능은 선택과목 간 점수 유불리를 줄이는 대신, 수능과 고교 선택과목의 연결을 약화시키는 또 다른 문제를 안고 있다. 선택과목을 없애는 것과 교육과정과 수능의 일관성을 확보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11. 교육 당국은 첫 수능이 시행된 뒤에야 문제점을 확인하는 식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 고교학점제 교육과정과 2028학년도 수능의 정합성을 지금부터 전면 재검토하고, 예상되는 문제점을 면밀히 점검해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고2·3 선택과목을 절대평가로 전환해 학생들이 수강 인원과 등급 유불리가 아닌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12. 김희정 중등교사노조 위원장은 “2027학년도 수능의 \'사탐런’은 입시 유불리가 학생의 과목 선택을 어떻게 왜곡하는지 보여주는 분명한 경고”라며 “문제는 수능에 선택과목을 포함하느냐 제외하느냐가 아니라 고교 교육과정과 수능이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장의 목소리와 학교의 실제 운영 여건에 근거해 교육과정과 대입제도의 정합성을 다시 점검하고, 고2·3 선택과목을 절대평가로 전환해 내신에서 다시 상대평가로 줄 세우는 모순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6. 9. 8.
전 국 중 등 교 사 노 동 조 합
중등
[논평]국교위 배포 자료 ‘대장내시경’ 사태 관련
(2026-08-29)
[논평]국교위 배포 자료 ‘대장내시경’ 사태 관련

1. 중등교사노동조합(위원장 김희정, 이하 중등교사노조)은 국가교육위원회가 미래 대입제도 숙의토론을 앞두고 국민참여위원들에게 배포한 사전학습자료에서 무더기 출처 오류가 확인된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 본문에 인용된 문헌 20개 중 17개가 참고문헌 목록에서 누락됐고, 대입과 무관한 대장내시경 관련 의학 논문까지 포함됐다. 오류가 특히 AI를 서·논술형 답안 채점에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 부분에 집중됐다는 점도 가볍게 넘길 수 없다.
2. 이는 참고문헌 몇 줄을 고치면 끝날 단순한 편집 실수가 아니다. 국민참여위원들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자료에서 본문의 주장과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제대로 연결되는지조차 검증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수백만 학생의 미래와 초·중·고 학교교육 전체에 영향을 미칠 대입제도를 논의하면서, 정작 숙의의 기초자료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이다.
3. 자료 작성 과정에서 AI가 활용됐는지는 현재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AI가 작성했든 사람이 작성했든 검증되지 않은 자료를 배포한 책임은 국교위에 있다. AI 채점의 가능성을 설명하는 자료가 오히려 AI 시대에 인간의 검증 역량과 기관의 책임이 왜 중요한지를 보여준 셈이다.
4. AI 채점도 마찬가지다. AI가 제시한 점수와 근거를 교사가 최종적으로 확인하면 된다고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교사가 먼저 숙련된 채점자이자 검증자여야 한다. 교사의 채점 역량은 수많은 답안을 직접 읽고, 동료와 채점 기준을 조정하며, 비전형적이지만 타당한 답안을 판단하는 경험 속에서 형성된다. AI의 판단이 타당한지 검증하는 역량 역시 충분한 채점 경험이 있어야 갖출 수 있다.
5. AI가 1차 채점을 하고 교사는 그 결과를 확인하는 방식이 일반화될 경우, 교사의 채점 역량과 검증 역량을 어떻게 형성하고 유지할 것인지도 따져야 한다. 교사가 AI의 결과에 서명만 하는 사람으로 남는다면 \'교사의 최종 확인’은 안전장치가 될 수 없다. AI에게 판단 권한을 넘기면서 오류에 대한 설명과 책임만 교사에게 지우는 구조가 되어서는 안 된다.
6. 국민참여위원들과의 숙의는 필요하다. 그러나 국민 숙의가 학교 현장의 전문적 검증을 대신할 수는 없다. 서·논술형 평가를 실제로 출제하고 채점하며, 인정답안과 부분점수, 이의신청과 민원을 감당하는 주체는 교사다. 그렇다면 국교위는 평가 방식에 대한 국민의 의견을 묻는 데 그치지 말고, 서·논술형 평가의 주체이자 학교 현실을 가장 잘 아는 교사들을 공식적으로 불러 논의해야 한다.
7. 현재 학교의 서·논술형 평가가 어느 단계에 있는지, 교사 한 명이 몇 명의 답안을 채점하는지, 공동 출제와 복수 채점이 가능한지, 채점 협의시간과 이의신청 절차가 마련돼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AI 채점의 정확성과 설명 가능성, 교사의 검증 역량, 오류 발생 시 책임 주체도 실제 학교와 국가시험의 조건에서 검증해야 한다.
8. 국교위는 숙의자료집의 본문과 출처를 전면 재검증하고, 자료의 작성·검토 과정과 AI 활용 여부를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오류를 바로잡아 국민참여위원들에게 충분한 재검토 시간을 보장하고, 현장 교사들과 함께 서·논술형 평가와 AI 채점의 실행 가능성 및 선행조건을 실제 학교와 국가시험의 조건에서 검증해야 한다. 채점시간과 복수 채점, 이의신청과 재심, 교사의 채점·검증 역량과 오류 발생 시 책임체계까지 갖춰져야 비로소 도입을 논할 수 있다.
9. 중등교사노조 김희정 위원장은 “교원단체들은 채점의 신뢰성과 이의제기 절차, 교사의 업무 부담, 사교육 유발 가능성, 평가 전문성의 형성 조건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그러나 국교위는 AI 채점의 가능성을 제시하면서도 이러한 현장의 우려에 충분한 검증 결과로 답하지 않았다”며 “균형 잡힌 정보 제공을 숙의의 조건으로 내건 기구라면, 현장의 반론과 정책의 한계까지 숙의자료 안에서 함께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10. 중등교사노조는 서·논술형 평가를 도입하려면 먼저 서·논술형 평가가 가능한 학교부터 만들어야 하며, AI 채점을 활용하려면 AI의 판단을 검증할 수 있는 교사의 전문성과 책임 있는 제도부터 갖춰야 한다고 거듭 촉구한다. 학교가 감당할 조건을 마련하지 않은 채 시험부터 바꾸고 그 책임을 교사에게 넘기는 정책을 더는 반복해서는 안 된다.
2026. 8. 28.
전 국 중 등 교 사 노 동 조 합
중등
[보도자료]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_‘고교학점제·내신5등급제 고교교사 인식 설문’ 결과
(2026-08-25)
[보도자료]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_‘고교학점제·내신5등급제 고교교사 인식 설문’ 결과

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위원장 김희정, 중등교사노조)은 고교학점제와 내신 5등급제 시행 2년 차를 맞아 학교 현장에 얼마나 안착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전국 고등학교 교사 1197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7월20일 ~ 8월 3일)를 실시했다.
고교학점제, 교사 82.5% “전면 재검토하거나 폐지해야”
고교학점제 향후 운영 방향을 묻는 문항에서 응답자의 82.5%,\'전면 재검토하거나 폐지해야 한다’, 15.7%는\'인력과 지원시스템 확충, 대입제도 개편 등 전면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두 응답을 합하면 98.2%가 현재 방식으로는 고교학점제를 계속 운영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제도의 취지에 맞게 대체로 잘 운영되고 있다’는 응답은 0.3%에 그쳤다.
고교학점제 운영의 문제점을 선택하도록 한 결과, \'최소성취수준 보장지도의 형식화로 인한 부담과 학생 낙인’, \'학생이 진로보다 대입 유불리에 따라 과목을 선택’, \'수강신청·시간표·학점관리·학생부 기록 등 행정업무 증가’와 \'다과목 지도와 학기별 수업 준비로 인한 교사 전문성 약화’, \'상대평가·대입제도와 충돌로 인한 이중부담’, \'학기 단위 과목 운영으로 깊이있는 연속적 학습 어려움’,\'교원 부족으로 과목 개설과 교육과정 운영이 어려움’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과 학교 규모에 따른 교육격차도 확인됐다. 복수응답 결과 253명의 교사가 이를 문제로 선택했다. 교원과 학생이 많은 학교는 다양한 과목을 개설하기 쉽지만, 소규모·농산어촌 학교는 교사를 구하지 못해 온라인·공동교육과정에 의존하거나 학생이 원하는 과목을 열지 못한다. 학생의 선택권이 거주 지역과 학교 규모에 따라 달라진다면 고교학점제는 교육격차를 줄이기는커녕 확대할 수 있다.
교육부와 교육청의 지원을 체감했다는 응답도 매우 낮았다. 다과목·다학년 지도 부담이 줄었다는 응답은 7.6%, 행정업무가 줄었다는 응답은 3.2%, 최소성취수준 보장지도 부담이 줄었다는 응답은 2.9%에 불과했다. 공간과 인력이 확보됐다는 응답은 2.8%, 진로·학업설계 전문 상담인력이 확충됐다는 응답은 1.2%였다.
고교학점제는 2017년 도입 발표 이후 8년의 준비를 거쳐 전면 시행됐다. 현장 교사들은 그전부터 교원·공간 부족, 다과목 지도와 행정업무 증가, 대입제도와의 충돌을 경고했지만 교육부는 지원을 약속하며 시행을 강행했다. 그러나 시행 2년 차에도 우려했던 문제는 그대로이고, 각종 지원을 체감했다는 응답은 대부분 한 자릿수에 그쳤다.
8년은 결코 짧지 않다. 그럼에도 기본적인 여건조차 갖추지 못했다면 준비 부족이 아니라 정책 설계가 학교 현실과 맞지 않았던 것이다. 이제는 부분적인 보완을 반복할 것이 아니라 제도 자체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내신 5등급제, 경쟁 완화가 아니라 경쟁의 이동
내신 5등급제 시행 이후 학생의 입시 경쟁과 부담이 \'커졌다’는 응답은 76.1%,\'줄었다’는 응답은 3.9%에 그쳤다. 학교 현장에서 나타난 변화로는 \'전 과목 1등급 경쟁 심화’가 가장 높았다. 그 뒤로 \'수행평가·세특·탐구활동 부담 증가’,\'대학별 평가방식에 대한 불안과 입시정보 의존 증가’,\'수능 최저와 정시를 함께 준비하는 부담 증가’순이었다. 반면 \'학생 간 경쟁이 완화되고 협력적 학습이 늘었다’는 응답은 1.0%, \'학생의 내신 부담이 전반적으로 줄었다’는 응답은 2.7%에 불과했다.
등급은 9개에서 5개로 줄었지만 대학 서열화와 대학의 변별 필요가 그대로인 상황에서 경쟁은 사라지지 않고 전 과목 1등급, 수행평가, 세특, 탐구활동과 수능으로 이동했다.
학교가 더 필요한 학생들이 학교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
응답자의 80.5%는 최근 2년간 자퇴·학업중단 학생이 이전보다 늘었다고 느꼈다. 76.9%는 자신이 가르치거나 담임을 맡은 학생 중 실제로 자퇴한 학생이 있었다고 답했다. 자퇴를 고민하거나 상담한 학생까지 포함하면 90.3%가 학생의 학교 이탈을 직접 접했다.
자퇴했거나 자퇴를 고민한 이유로는, 내신 경쟁에서 불리하다고 판단해 수능·정시 준비에 집중하기 위해, 정서·심리적 어려움이나 학교생활 부적응, 출결이나 학업성취 등 학점 이수 부담 순이었다. 이번 설문만으로 고교학점제와 내신 5등급제가 자퇴 증가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새로운 제도에 따른 대학입시 결과도 아직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결과가 확인되기도 전에 학생들은 \'1등급에 들지 못하면 대입에서 불리하다’는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한 번의 시험과 한 과목의 등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수시를 포기하거나 학교를 떠나는 선택까지 고민하고 있다. 최소성취수준 보장지도 역시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끝까지 지원하기 위한 제도였다. 그러나 응답자의 73.1%는 형식적인 보충지도와 교사 부담, 학생 낙인을 가장 심각한 문제로 꼽았다.
학업과 출결, 정서·심리적 어려움을 함께 겪는 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미도달 예상 학생’이라는 낙인과 서류상의 보충과제가 아니다. 학교의 보호가 더 필요한 학생들을 제도가 오히려 학교 밖으로 밀어내고 있지는 않은지 교육부가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
성취평가제, 학생 지원은 사라지고 비율 관리만 남아
현재 고등학교에서는 5등급 상대평가와 A~E 성취평가가 동시에 운영되고 있다. 성취평가제는 다른 학생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성취기준에 도달한 정도를 확인하고 학습을 지원하기 위한 절대평가제도다. 그러나 응답자의 90.1%는 성취평가제가 이러한 취지에 맞게 운영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81.0%는 성취도 A 비율을 의식해 사실상 상대평가처럼 운영되고 있다고 응답했다.
성취평가 관련 체크리스트와 자료 제출, 점검으로 행정업무 부담이 크다는 응답은 92.6%였다. 반면 체크리스트가 실제 평가 개선과 학생 지원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3.3%에 그쳤다. 절대평가를 도입해 놓고 다시 A 비율을 관리한다면 무늬만 절대평가일 뿐이다. 학생의 성취를 지원하는 평가는 사라지고, 비율을 맞추기 위한 시험 난이도 조절과 점검자료 작성만 남았다.
“당위만으로 정책이 되지 않는다”
김희정 중등교사노조 위원장은 “학생의 선택권을 보장한다던 고교학점제는 입시 유불리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는 제도가 됐고, 경쟁을 완화한다던 내신 5등급제는 전 과목 1등급과 세특·수행평가 경쟁을 키웠다”며 “책임교육은 형식적인 보충지도와 낙인으로, 성취평가는 비율을 관리하는 무늬만 절대평가로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에는 철학과 방향이 필요하지만, 현실에 기반하지 않은 당위는 더 큰 부작용을 낳는다”며 “좋은 취지와 현장의 실행 가능성 사이에서 발생한 불안은 학생이 떠안고, 제도 운영의 혼란과 부담은 학교와 교사가 감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 당국은 고교학점제의 존속 여부와 운영 구조를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그러나 제도가 이미 시행 중인 만큼 재검토가 끝날 때까지 학교의 혼란과 학생의 피해를 방치해서도 안 된다. 제도의 방향은 다시 정하되, 지금 발생하고 있는 문제는 즉시 바로잡아야 한다.
우선 과목 수와 교사의 담당 과목 수를 반영해 교원을 확충하고 행정·진로상담 인력을 배치해야 한다. 학기제 중심의 분절된 운영을 학년제로 전환하고, 과도하게 쪼갠 과목을 통합해 기초·기본 교육을 강화하고 공동체 역시 회복해야 한다. 최소성취수준 보장지도는 재설계하고, 선택과목부터 석차등급을 폐지해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성취도 A 비율 통제와 실효성 없는 점검 업무도 중단해야 한다. 지역 격차뿐 아니라 학교 규모에 따른 격차도 보완해야 한다. 교육 당국은 차기 교육과정 개정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현행 교육과정과 운영 지침을 신속히 손질하고 구체적인 개편 일정을 제시해야 한다. 다만 이러한 긴급 보완이 고교학점제를 그대로 유지하기 위한 명분이 되어서는 안 된다. 시행 중인 제도의 피해를 줄이는 동시에, 고교학점제가 현재의 대입제도와 학교 여건에서 과연 지속 가능한지 원점에서 판단해야 한다.
대입개편,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말라
고교학점제와 내신 5등급제의 시행 결과가 보여주는 교훈은 분명하다. 대입 경쟁과 대학의 변별 요구는 그대로 둔 채 교육과정과 평가 형식만 바꾸면 경쟁은 사라지지 않는다. 전 과목 1등급, 수행평가와 세특, 수능 등 다른 영역으로 옮겨갈 뿐이다.
국가교육위원회가 논의하는 절대평가와 서·논술형 평가도 마찬가지다. 학교가 가르치고 평가할 인력과 시간, 공정한 평가 기준과 이의제기 책임체계, 대입에서의 활용 범위를 먼저 마련하지 않으면 경쟁은 학생부·대학별고사·사교육으로 이동하고 그 부담은 다시 학생과 교사에게 돌아간다.
국가교육위원회와 교육부는 새로운 제도의 방향부터 정해 놓고 학교에 실행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 먼저 고교학점제와 내신 5등급제의 시행 결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현장 교사에게 실행 가능성과 필요한 조건을 물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그럴듯한 선언이 아니라, 드러난 실패를 인정하고 정책의 순서와 방향을 바로잡을 결단이다.
2026. 8. 25.
전 국 중 등 교 사 노 동 조 합
중등
[성명] 국교위의 대입 공론화, 정해진 결론을 향한 절차가 되어서는 안 된다
(2026-08-18)
[성명] 국교위의 대입 공론화, 정해진 결론을 향한 절차가 되어서는 안 된다

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위원장 김희정, 이하 중등교사노조)은 대입제도처럼 학생과 학교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을 국민과 함께 논의하는 것에 동의한다. 그러나 공론화는 정해진 방향을 설명하고 동의를 얻는 절차가 아니다. 선택 가능한 방안과 각각의 기대효과, 실행 조건과 부작용을 균형 있게 제시하고 국민이 스스로 판단하도록 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지금의 공론화는 출발부터 우려스럽다. 지난 13일 국교위 본회의에서도 대입 개편의 필요성과 핵심 쟁점을 본회의가 충분히 논의하기 전에 의견수렴부터 시작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세 차례의 지역 토론회와 국민참여위원 200명의 1박 2일 숙의만으로 충분한 대표성과 숙의가 확보될 수 있느냐는 문제도 나왔다. 국교위 스스로 충분히 심의하지 못한 사안을 국민에게 먼저 묻는다면, 국민은 무엇을 근거로 판단해야 하는가.
국민에게 묻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다. 학교 수업을 설계하고 서·논술형 문항을 출제·채점하며 평가 분쟁까지 경험해 온 현장 교원에게 실행 가능성을 물어야 한다. 교사는 정책의 단순한 집행 대상이 아니라, 이 개편이 학교에서 실제로 작동할 수 있는지를 검증할 핵심 당사자다. 현장 교원의 경험과 판단이 빠진 공론화는 현실이 빠진 공론화일 뿐이다.
공론화의 공정성은 참여자의 숫자보다 판단에 필요한 정보가 얼마나 균형 있게 제공되는가에 달려 있다. 서·논술형 평가가 사고력과 논증 능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대만 설명해서는 안 된다. 이를 수능과 학교 내신에 적용하려면 채점의 신뢰도는 어떻게 확보할지, 이의제기와 분쟁은 누가 책임질지, 사교육과 지역 격차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까지 같은 무게로 알려야 한다.
중등교사들은 이미 학교에서 서·논술형 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한 교사가 여러 학급, 수백 명의 학생을 담당하는 현실에서는 답안의 논리와 근거를 세심하게 평가할 시간도, 부분점수와 인정답안을 둘러싼 이의신청에 대응할 체계도 부족하다. 결국 교사는 다양한 사고보다 \'시비가 걸리지 않는 답’을 요구하게 된다. 교사의 평가권과 채점시간, 기관의 분쟁 대응체계 없이 비율만 높이면 학생의 사고력이 아니라 교사의 업무와 평가 분쟁만 늘어날 수 있다.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은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서·논술형 평가를 도입하면 시험 기술을 익히기 위해 학원에 갈 필요가 없어진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러나 평가 방식이 달라진다고 대학 서열과 변별 경쟁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문제풀이 사교육이 첨삭과 구술, 답안 작성 훈련으로 옮겨갈 가능성도 있다. 개별 첨삭과 구술 지도는 더 많은 비용이 들고 전문 인력도 수도권과 대도시에 집중돼 있다. 사교육이 더 비싸고 접근하기 어려운 형태로 바뀐다면 그 피해는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가정과 비수도권·농산어촌 학생에게 먼저 돌아갈 것이다.
\'공교육으로 충분하다’는 말은 기대나 선언이 아니라 정책이 증명해야 할 조건이다. 학교가 읽기와 토론, 탐구와 글쓰기를 충분히 가르칠 수 있는지, 교사가 그 결과를 책임 있게 평가할 수 있는지, 학교와 지역에 따른 교육 여건의 차이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부터 제시해야 한다.
국교위가 국민에게 알려야 할 해외 사례도 있다. 일본은 사고력·판단력·표현력을 평가하겠다며 대학입학공통테스트의 국어와 수학에 기술식 문항을 도입하려 했다. 2017년과 2018년 두 차례의 대규모 예비시험을 실시하고 민간업체를 활용한 대규모 채점체계까지 준비했지만, 채점의 신뢰성과 자기채점의 어려움 등을 해결하지 못해 2019년 도입을 보류했다. 50만 명이 넘는 답안을 짧은 기간에 채점하면서 오류를 완전히 없애기 어렵다는 것이 확인됐다. 2021년 일본 문부과학성 검토회의는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어렵다며 공통테스트에 기술식 문항을 도입하기는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AI가 이러한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다고 단정해서도 안 된다. AI는 인간이 만든 기준과 자료를 학습해 채점시간과 편차를 줄이는 보조 수단일 뿐, 점수의 타당성을 판단하거나 결과에 책임질 수는 없다. 인간이 전부 재검토하면 효율성은 줄고, 검토를 형식화하면 공정성과 책임성이 약해진다. AI는 점수를 빨리 낼 수는 있어도 그 점수가 왜 옳은지 설명하고 책임질 수는 없다.
이에 중등교사노조는 국교위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국교위 본회의가 대입 개편의 필요성과 선택 가능한 대안, 각 대안의 실행 조건과 영 향을 충분히 심의한 후 공론화를 진행하라.
둘째, 서·논술형 평가의 기대효과뿐 아니라 채점 신뢰도, 학교 업무 부담, 평가 분쟁, 사교 육의 형태 변화와 지역 격차 등 예상되는 부작용을 숙의 자료에 같은 비중으로 담아라.
셋째, 숙의 자료집과 설문 문항을 사전에 공개하고, 실제 수업과 평가를 담당하는 중등교원이 참여하는 별도의 현장 숙의·검증 절차를 마련하라.
넷째, 숙의 결과를 단순한 찬반 비율로 발표하지 말고 참여자의 구성과 대표성, 숙의 전후의 의견 변화, 반대·유보 의견과 그 근거까지 투명하게 공개하라.
김희정 중등교사노조 위원장은 “중등교사노조는 서·논술형 평가 자체를 반대하지 않는다. 학생의 생각과 논증을 제대로 평가하려면 형식뿐 아니라 이를 교육적으로 작동시킬 조건과 책임까지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등교사노조는 국교위에 촉구한다. 국민을 미리 정한 결론으로 이끌지 말라. 결론만 묻지 말고, 학교를 가장 잘 아는 교사에게 실행 가능성을 물어라. 국민이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공론화의 순서와 내용부터 바로 세워라.
2026. 8. 18.
전 국 중 등 교 사 노 동 조 합
중등
[논평] 국가교육위원회 대입제도 특별위원회의 수능·내신 서·논술형 추진 관련
(2026-08-03)
[논평] 국가교육위원회 대입제도 특별위원회의 수능·내신 서·논술형 추진 관련

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위원장 김희정, 이하 중등교사노조)은 국가교육위원회 대학입학제도 특별위원회가 논의 중인 수능·고교 내신 절대평가 전환과 서·논술형 평가 확대의 취지에 공감한다. 그러나 대학 서열과 선발 경쟁을 그대로 둔 채 시험 형식만 바꿀 경우 경쟁이 대학별 전형과 사교육으로 이동하고, 그 부담을 다시 학생과 학교가 떠안게 될 것을 우려한다
한국 사회에서 수능과 내신은 학업 성취를 확인하는 평가인 동시에 서열화된 대학의 자리를 배분하는 선발 장치로 작동해 왔다. 대학 서열과 학벌에 따른 격차가 여전한 상황에서 수능과 내신의 변별력만 낮추면 변별 수요는 사라지지 않는다. 대학별 논술과 심층면접, 학생부의 영향력이 커지고 이를 대비하는 사교육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국가가 내려놓은 변별을 대학과 시장이 가져간다면 경쟁은 완화되는 것이 아니라 더 복잡하고 불투명하며 비용이 많이 드는 형태로 바뀔 뿐이다.
국교위는 내신 서·논술형 평가가 학교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부터 살펴야 한다. 학교 현장에서는 채점 분쟁을 피하기 위해 정답과 인정 범위를 세밀하게 한정하는 방식으로 서·논술형 문항을 출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채점 기준에 해석의 여지를 두는 순간 성적 이의제기와 민원으로 이어지고, 때로는 감사와 소송의 책임까지 교사 개인이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교사의 역량이나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교사의 전문적 판단은 신뢰하지 않으면서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개인에게 지우는 구조에 대한 합리적 대응이다. 이러한 조건을 그대로 둔 채 서·논술형 비율만 높이면 학교는 사고의 깊이보다 \'시비가 걸리지 않는 답’을 찾게 된다. 형식은 서·논술형이지만 사실상 정답을 암기해야 하는 문항이 늘어난다면 그것은 평가 혁신이라고 할 수 없다.
내신 절대평가와 서·논술형 확대가 평가·기록 부담의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 수능과 내신의 변별력이 약해진 자리를 학생부가 대신하면 학교에는 더 많은 관찰과 기록, 학생 간 차이를 드러내는 더 정교한 문장이 요구될 것이다. 학생부가 학생의 성장을 돕는 기록을 넘어 대입을 위한 과대포장 문서로 변질된 현실을 그대로 둔 채 새로운 평가 부담을 얹어서는 안 된다.
AI 채점을 공정성 문제의 해법처럼 제시하는 것에도 신중해야 한다. AI는 인간이 설계한 기준과 인간이 평가한 자료를 바탕으로 점수를 산출한다. 학습 자료에 채점자의 편차와 편견이 담겨 있다면 이를 재생산할 수 있고, 정형화된 답안을 일관되게 채점한다고 해서 비전형적이지만 타당한 논증까지 정당하게 평가한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채점의 일치도만을 앞세워 인정 답안을 지나치게 표준화하면, 논쟁적이고 창의적인 답변은 평가에서 밀려나게 된다.
고부담 시험에서 공정성은 같은 기준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왜 이런 점수가 나왔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 오류가 발생했을 때 책임질 주체와 실질적인 이의제기 절차가 있어야 한다. AI를 활용하더라도 보조 수단으로 한정하고 최종적인 판단과 설명, 책임은 인간에게 두어야 한다. 책임질 사람은 사라지고 알고리즘만 남는 평가를 공정하다고 부를 수는 없다.
따라서 국교위는 수능의 변별력이 대학별 논술·면접과 학생부, 사교육으로 이전되지 않도록 통제 방안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 서·논술형 평가에 필요한 채점 기준과 이의제기 절차를 확립하고, 교사의 채점시간과 전문적인 평가권도 실질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AI 채점은 충분한 공개 검증과 시범 운영을 거쳐 보조적으로 활용하되 최종 판단과 책임의 주체를 분명히 해야 한다.
김희정 중등교사노동조합 위원장은 “객관식 오지선다형 시험이 오랫동안 유지된 것은 그것이 교육적으로 가장 좋은 평가여서가 아니라, 정답과 채점 결과를 둘러싼 시비를 최소화하기에 가장 편리했기 때문”이라며 “서·논술형 평가를 제대로 도입하려면 교사의 전문적 판단을 존중하고, 그 판단을 교사 개인이 홀로 방어하지 않아도 되는 제도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평가 개편은 새로운 시험지를 만드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대학 서열과 선발 경쟁, 대학별 전형과 학생부로 이동할 변별의 문제까지 함께 다뤄야 한다”며 “국교위는 평가의 형식부터 정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평가가 교육적으로 작동할 조건과 그에 따른 책임을 먼저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6. 8. 3.
전 국 중 등 교 사 노 동 조 합
중등
[논평] 공공 진학상담으로 사교육 수요를 흡수한다는 교육부 방침 관련
(2026-08-03)
[논평] 공공 진학상담으로 사교육 수요를 흡수한다는 교육부 방침 관련

교육부는 개정된 초·중등교육법 시행으로 학원과 입시업체의 학생부 영업 이용이 금지되면서, 공공 영역의 진로·진학 상담을 강화해 사교육 수요를 흡수하겠다고 밝혔다. 정책의 실현 가능성은 선언이 아니라 공급량으로 판단해야 한다. 그 공급량을 따져보면 이 방침은 아직 계획이라 부르기 어렵다.
대입정보포털 \'어디가’의 학생부종합전형 상담은 매주 250명 선착순 신청을 받아 2주 안에 답변하며, 학생 한 명이 이용할 수 있는 횟수는 월 1회다. 단순히 계산하면 한 달에 1,000명이다. 지난 6월 모의평가 응시자만 41만 명이 넘는 것을 생각하면 학생부 기반 상담에 도달할 수 있는 학생은 응시자의 0.3%에도 미치지 못한다. 수시 원서 접수까지 남은 기간을 모두 합해도 도달 규모는 만 명 단위에 이르지 못한다.
선착순이라는 배분 방식도 문제다. 접수 시점을 확인하고 즉시 신청할 수 있는 학생과, 그런 정보를 접하지 못한 학생 사이에 다시 격차가 생긴다. 사교육 접근성 격차를 해소하겠다는 조치가 신청 정보 접근성 격차로 형태만 바꿔 재현되는 구조다. 사교육에서 배제되고 공공 상담에서도 밀려난 학생이 이번 입시의 실질적 피해자가 된다.
교육부는 “공공상담 창구를 계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했다. 시기도, 목표 규모도, 소요 인력과 예산도 없다. 그러나 금지는 이미 발효됐다. 규제의 시행일은 확정돼 있고 대체 공급의 완성 시점은 미정인 상태에서, 그 사이의 공백은 정책이 아니라 학생 개인이 감당한다. 정책의 순서가 뒤바뀌었다는 뜻이다.
\'어디가’ 상담의 구조도 빈약하다. 평균 진학상담 경력 13년의 교사 약 500명이 담당한다. 학기 중 수업과 담임, 학생부 기록 업무를 수행하는 교사가 자신이 가르치지 않는 불특정 학생의 학생부까지 분석해야 한다. 모든 교사에게 주어지는 시간은 동일하다. 사교육의 역할을 대행하느라 소속 학교에 충실할 시간을 빼앗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인력과 시간, 그에 상응하는 보상 없이 상담 규모를 늘릴 방법은 없다.
근본적으로는 상담 수요 자체를 줄이는 방향이 정책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전형이 복잡하고 정성 평가의 비중이 클수록 해석 수요는 늘어나며, 그 수요를 공적으로 충족하려 하면 지금과 같은 공급 부족에 부딪힌다. 교육부는 2028학년도 대입 개편에 맞춰 인공지능 합격 예측을 준비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수요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수요를 인정하고 대응 창구를 늘리는 접근이다. 학생이 수업에 충실하면 준비가 되는 제도로 단순화하는 것이 상담 인력을 무한히 늘리는 것보다 실현 가능한 해법이다.
중등교사노동조합 김희정 위원장은 “주 250명, 월 1회라는 공급으로 41만 명의 수요를 흡수한다는 것은 정책이 아니라 실현 불가능한 구호”라며 “확대하겠다는 말에 시기와 규모가 없다면, 그 공백의 대가는 학생들만 치른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부족한 공급조차 교사 500명의 초과 노동으로 떠받치고 있다”며 “인력과 시간, 보상에 대한 계획 없이 상담을 늘리겠다는 것은 확대가 아니라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 책임 회피”라고 말했다. 또한, “상담 인력을 늘려 따라잡을 수 있는 수요가 아니다”라며 “해석이 필요 없는 입시로 단순화하는 것 외에 이 격차를 줄이는 길은 없다”고 밝혔다.
2026. 8. 3.
전 국 중 등 교 사 노 동 조 합
중등
[논평]한국교육과정평가원 「고교학점제 도입에 따른 과목 이수 현황 종단 연구(Ⅰ)」 관련
(2026-07-30)
[논평]한국교육과정평가원 「고교학점제 도입에 따른 과목 이수 현황 종단 연구(Ⅰ)」 관련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7월 29일 「고교학점제 도입에 따른 과목 이수 현황 종단 연구(Ⅰ)」의 결과를 내놓았다. 2025학년도 고1 학생 2,603명이 1학년 동안 평균 약 21개 과목을 이수했고, 이수 과목 만족도는 5점 만점에 3.80점이라는 내용이다. 이 두 숫자가 학점제 첫해의 성과로 인용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두 숫자는 모두 제도의 성과가 아니라 집계 방식의 산물이다.
먼저 21이라는 숫자의 실체를 봐야 한다. 발표가 만족도 상위 과목으로 제시한 것은 1학기 통합사회1(3.93), 통합과학1(3.89), 체육1(3.89), 공통국어1(3.86), 2학기 한국사2(3.96), 통합사회2(3.92), 공통국어2(3.90), 공통영어2(3.86)다. 과목명에 붙은 1과 2가 사정을 그대로 말해 준다. 종전에 한 해 동안 이어서 가르치던 과목을 학점제 회계에 맞추어 학기 단위로 나눈 표기다. 분할 이전 기준으로 환산하면 학생이 만난 과목의 실질 수는 절반 수준이다.
21은 학생의 이수 경험이 두 배로 넓어졌다는 뜻이 아니라, 같은 수업을 세는 단위가 바뀌었다는 뜻이다. 교과 현장에서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오히려 그 반대편, 한 학기 단위로 끊긴 교과 내용의 연속성이다.
다음은 만족도다. 발표는 과목별 만족도를 300명 이상이 이수한 과목을 기준으로 산출했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남는 것은 대규모 공통·필수 과목뿐이다. 실제로 상위 8개 과목은 예외 없이 공통·필수 과목이며, 선택과목은 단 하나도 포함되지 않았다. 개설 인원이 적은 선택과목, 즉 고교학점제의 존재 이유 자체가 분석에서 빠진 것이다. 학생이 선택할 수 없는 과목이 만족도 1위로 발표되는 구조라면, 이 지표는 학점제를 측정하고 있지 않다.
남은 것은 전체 평균 3.80점이다. 5점 척도 만족도 문항은 대상이 무엇이든 대체로 3.7에서 4.0 사이에 모인다. 학점제 이전 학년에게 같은 문항을 물은 자료가 없으므로, 3.80이 제도의 효과인지 척도의 습관인지 구별할 방법이 없다. 지역·학교규모별 수치(읍면 3.82, 대도시 3.81, 중소도시 3.76, 소규모 3.83, 대규모 3.81, 중규모 3.78)도 최대 0.07점 차이이고 신뢰구간은 공개되지 않았다. 차이라 부를 수 없는 값을 순위로 배열하면, 근거 없는 지역 비교가 뒤따르게 된다.
발표 자체가 이 지표의 한계를 밝혀 두었다. 평가원은 과목 이수 만족도가 해당 과목에서 받은 성적과 수업을 담당한 교사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고 명시했다. 학생이 응답한 것은 제도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자기 성적과 담당 교사에 대한 인상이라는 뜻이다. 부적합을 확인한 지표를 그대로 표제 수치로 삼은 것은 연구의 선택이 아니라 홍보의 선택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번 공개는 평가원이 연구 성과를 널리 알리기 위해 운영하는 \'KICE 성과 홍보\' 시리즈의 두 번째 콘텐츠이며, 숏폼 영상이 함께 배포됐다.
더 큰 문제는 1학년이라는 시점이다. 고1 교육과정은 사실상 공통과목 체제이므로, 학생이 원하는 과목을 실제로 선택하고 이수할 수 있었는지는 이번 조사로 물을 수 없는 조건이었다.
평가원은 같은 해 이슈페이퍼 「고교학점제 본격 적용 첫해 학교 교육과정 편제 경향」(ORM 2025-53)에서 17개 시·도 68개 일반고 편제표를 분석해, 수능 출제 과목 대부분이 학교 지정 과목으로 편성되어 수능이 교육과정에 미치는 영향이 컸고, 사회·과학 교과의 융합 선택 과목은 대부분 3학년 2학기에 편성되어 실질적 운영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선택은 2·3학년에 가서야 시작되고, 그 선택은 수능과 내신 구조 안에서 이루어지며, 융합선택은 수능이 끝난 학기에 몰린다. 첫해 1학년 자료로 학점제를 평가할 수 없다는 사실을 평가원의 다른 연구가 이미 보여주고 있다.
종단연구의 다음 회차는 더 위험하다. 2·3학년으로 갈수록 조사 대상에서 먼저 빠지는 학생은 원하는 과목이 개설되지 않아 진로 설계를 접은 학생, 학교를 옮긴 학생, 이수에 어려움을 겪은 학생이다. 부담을 가장 크게 받은 집단이 표본에서 이탈하면, 남은 학생의 평균은 제도가 개선되지 않아도 저절로 올라간다.
평가원은 이 연구의 2차 설문조사를 별도 용역으로 발주했다. 표본 유지율과 이탈 학생의 특성을 회차마다 함께 공개하지 않는다면, 다음 발표의 만족도 상승은 성과가 아니라 이탈의 결과로 읽어야 한다.
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 김희정 위원장은 “학점제의 성패는 학생이 배우고 싶은 과목을 실제로 배울 수 있었는지에 달려 있는데, 이번 조사는 그 질문을 담을 수 없는 학년과 과목만 남겨 놓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300명 이상이 들은 과목만 골라 만족도를 내면 학점제의 얼굴인 소인수 선택과목은 통계에서 사라진다”며 “측정에서 빠진 것이 곧 정책에서 빠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21개라는 숫자도 마찬가지”라며 “한 해 동안 이어 가르치던 과목을 학기로 나눈 결과를 다양성의 증거로 제시하는 것은, 정작 교실에서 문제가 되는 교과 연속성의 단절을 성과로 바꿔치기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평가원이 다음에 내놓아야 할 것은 더 높아진 만족도가 아니라, 표본 유지율과 이 조사가 무엇을 묻지 못했는지에 대한 설명”이라고 덧붙였다.
2026. 7. 30.
전 국 중 등 교 사 노 동 조 합
중등
[기자회견문] 감사원의 서울시교육청 '학생부 복붙' 규탄 기자회견 (26.07.24.)
(2026-07-24)
[기자회견문] 감사원의 서울시교육청 '학생부 복붙' 규탄 기자회견 (26.07.24.)


○ 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위원장 김희정, 이하 중등교사노조)과 서울교사노동조합(위원장 박근병, 이하 서울교사노조)은 7월 24일 오전 11시 감사원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지역 고등학교 학생부 감사 결과를 규탄하는 한편 과도한 학생부 기록 업무의 개선을 촉구했다.
○ 두 노조는 “감사원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서울지역 239개 고등학교 학생부를 분석하면서 단 두 학생에게 같은 내용이 기재된 사례부터 모두 \'중복 기재’로 집계했다”며 “교육적 맥락을 배제한 채 문장 일치 여부로 교사의 성실성을 재단하고 집단적 낙인을 씌웠다”고 비판했다. 감사원이 발표한 중복 기재 교원은 1만 5,377명이지만, 이 가운데 51명 이상 중복 기재 교원은 803명(5.2%), 101명 이상은 141명(0.9%)이었다. 그럼에도 거대한 합산 수치가 부각되면서 수많은 교사가 학생을 관찰하지 않은 \'복붙 교사’처럼 오인됐다는 지적이다.
○ 또한 분석 대상 기간에는 코로나19로 원격수업과 제한적 등교가 반복되던 시기가 포함되어 있었다. 당시에는 학생들의 수업 참여 방식과 교육활동이 크게 제한되었고, 공통 과제나 온라인 활동에 대한 기록이 불가피하게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시대적·교육적 맥락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단순 문장 일치만으로 부실 기록을 단정하는 것은 감사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스스로 훼손하는 일이라는 비판도 제기했다.
○ 김상일 서울교사노조 정책실장은 “같은 교육과정과 성취기준에 따라 수업하고 평가한다면 일부 공통 표현이 들어가는 것은 자연스럽다”며 “학교는 교육기관이지 문장 유사도를 검사하고 분쟁에 대비한 증거를 생산하는 기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 고등학교에서 일반사회를 가르치는 현장교사는 “한 학기에 약 300명의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을 작성한다”며 “같은 수업과 수행평가에 참여한 모든 학생의 문장을 다르게 쓰라고 한다면, 교사가 300명에게 모두 다른 수행평가를 해야 한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교사 한 명이 교과 기록과 담임·창의적 체험활동 기록으로 작성하는 학생부는 1년에 200자 원고지 약 2,000장에 달한다”며 “허위 기록은 하지 말라면서 모든 학생의 문장은 다르게 쓰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모순된 요구”라고 지적했다.
○ 송수연 교사노조연맹 위원장은 “학생마다 다르면서도 긍정적이고 대학이 주목할 문장을 쓰라는 요구는 교사를 교육자가 아닌 \'입시 서기’로 만든다”며 “문장을 다르게 보이게 만드는 형식적 노동이 아니라, 교사가 학생을 충분히 가르치고 관찰할 수 있는 조건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김희정 전국중등교사노조 위원장과 박근병 서울교사노조 위원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문장이 같다는 사실과 학생을 관찰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결코 같지 않다”며 “감사원이 먼저 살펴야 할 것은 교사의 문장이 아니라, 과목과 기록은 늘리면서 이를 감당할 교원과 시간을 제공하지 않은 교육행정”이라고 밝혔다.
○ 두 노조는 감사원에 기계적 과잉 감사의 재검토와 교사 낙인에 대한 사과, 문장 중복만을 근거로 한 교원 조치 요구의 철회를 촉구했다. 또한 정부와 교육부에는 학생부의 과도한 대입 변별 기능을 전면 재검토하고, 교사가 수업과 생활지도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학생부 기록 제도와 업무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
○ 아울러 두 노조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와 감사 과정의 적정성을 묻는 공개 질의서를 국민신문고를 통해 공식 제출했다고 밝혔다. 감사 기준과 분석 방식, 통계 산출의 타당성 등에 대해 감사원이 책임 있게 답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 기자회견문 낭독을 마친 뒤에는 교육부와 교육청이 교사에게 과도한 학생부 기록을 요구하면서도 이를 수행할 인력과 시간은 지원하지 않은 구조적 책임에 대해 감사해 달라는 감사 제보를 감사원에 접수했다. 학생부 기록의 구조적 문제를 외면한 채 교사 개인에게만 책임을 묻는 것은 공정한 감사가 아니라는 취지다.
○ 또한 교사노동조합연맹은 학생부 기록 제도의 구조적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대응을 이어갈 예정이다. 오는 7월 30일(금) 교육부 앞에서 학생부 기록 제도의 구조적 문제와 교사 책임 전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학생부 기록 업무의 전면적인 개선과 제도 개편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6. 07. 24.
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 · 서울교사노동조합
[기자회견문]
감사원은 행정의 위법과 부당함을 바로잡는 헌법기관이다. 그러나 이번 서울 고교 학생부 감사는 교육적 맥락을 배제한 채 문장 중복만 기계적으로 가려내 교사들에게 집단적 낙인을 씌운 과잉 감사였다.
우리는 학생부의 허위 작성이나 무분별한 복붙을 옹호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번 감사는 교육적 판단이 필요한 학생부를 문장 일치 여부와 중복 인원으로 재단하고, 기록이 형식화된 원인은 살피지 않은 채 그 책임을 교사의 불성실로 돌렸다.
감사원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서울지역 239개 고등학교에서 교원 1만 5,377명이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을 중복 기재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여기에는 단 두 학생에게 같은 내용을 기재한 경우부터 포함돼 있다.
감사원이 51명 이상 중복 기재했다고 분류한 교원은 803명으로, 중복 기재 교원 1만 5,377명의 5.2%였다. 101명 이상은 141명으로 0.9%였다. 그럼에도 감사원은 \'1만 5,377명’이라는 거대한 숫자를 전면에 내세웠고, 언론은 이를 대규모 학생부 \'복붙’ 문제로 보도했다. 그 결과 수많은 교사가 학생을 제대로 관찰하지 않은 \'복붙 교사’로 오인하게 만들었다.
학생부 기록은 문자열 검사가 아니다. 문장이 같다고 학생을 관찰하지 않은 것은 아니며, 과목의 특성과 수업·평가 방식, 학생별 기록을 함께 살펴야 한다. 서울시교육청 역시 여러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에 중복 건수만으로 교원을 일괄 조치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밝혔다. 감사원 역시 결국 교원별 기재 경위를 고려해 조치하도록 했다. 중복 숫자만으로 부실 기록을 판정할 수 없다는 사실을 감사원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교사 1인당 학생 수 11.8명’이라는 통계 뒤에 숨은 현실
감사원은 \'중등교사 1인당 학생 수 11.8명’이라는 통계를 들어 학생별 기록이 가능한 여건이 마련된 것처럼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전체 학생 수를 비교과교사 등을 포함한 전체 교원 수로 나눈 행정통계일 뿐, 교과교사가 실제로 가르치고 평가하며 기록하는 학생 수가 아니다.
고등학교에서는 교사 한 명이 여러 과목과 10개 안팎의 학급, 수백 명의 학생을 담당하기도 한다.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뿐 아니라 담임학급의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자율·진로활동과 담당 동아리 기록까지 작성한다.
10개 학급의 교과 기록을 학기마다 500자씩 작성하고, 담임과 창의적 체험활동 기록까지 맡는다면, 교사 한 명이 작성해야 할 학생부는 200자 원고지 약 2,000장에 이른다. 수업 준비와 평가, 성적 처리, 과목별 출결, 최소성취수준 보장지도와 각종 행정업무는 여기에 포함되지도 않는다.
교사에게 불가능에 가까운 기록 노동을 부과하면서 학생마다 입시에 유리한 서로 다른 문장을 작성하라고 요구하고, 이를 해내지 못하면 감사와 조치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 과연 책임 있는 행정인가.
코로나19 시기의 헌신은 지우고 \'복붙’이라는 오명만 남겼다
이번 감사에는 정상적인 등교와 대면 교육활동이 크게 제약됐던 2021년과 2022년의 학생부도 포함됐다. 당시 교사들은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병행하고 방역과 학습결손, 학생들의 정서적 위기까지 감당하며 학교와 교육을 지켰다.
감사원이 집계한 세특 중복 기재 학생 가운데 2021년과 2022년에 집계된 인원이 63.4%에 해당한다. 2024년의 중복 기재 학생 수는 2021년에 비해 55.8% 감소했다. 51명 이상 중복 기재 교원도 2021년 447명에서 2024년 97명으로 줄었다.
그런데도 감사원은 코로나19라는 특수한 교육 여건과 이후의 감소 추세를 충분히 분석하지 않은 채 4년간의 수치를 합산해 발표했다. 학교와 학생을 지켜낸 교사들의 헌신은 지우고, 몇 년 뒤 문장 중복만 찾아 교사의 성실성을 재단하는 것이 과연 공정한 감사인가. 기계적 수치로 당시 교육과 교사의 사명감을 심판할 수는 없다.
학생부는 대학의 변별을 위한 입시용 창작물이 아니다
감사원은 학생부가 대입에서 중요한 만큼 학생별 차이가 드러나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이는 학생부를 학생의 성장 기록이 아니라 대학의 변별자료로 바라보는 입시 중심적 시각이다.
교육이 먼저이고 기록은 그다음이다. 학생부는 학생의 배움과 성장을 담는 교육자료이지 대학의 선발을 돕기 위한 입시용 추천서나 창작물이 아니다. 모든 학생에게 긍정적이면서도 서로 다른 \'입시 서사’를 요구할수록 교사는 교육자가 아니라 \'입시 서기’로 전락한다. 교사가 학생부 문장을 다듬느라 수업을 준비하고 학생을 만날 시간까지 빼앗기는 것이 과연 정상적인 공교육인가.
감사원이 먼저 감사해야 할 것은 교사의 문장이 아니다. 과목과 기록은 계속 늘리면서 이를 감당할 교원과 시간은 제공하지 않은 교육행정, 학생의 성장 기록을 대학입시 변별자료로 변질시킨 제도, 기록 노동이 수업과 학생을 만날 시간을 빼앗는 구조부터 감사해야 한다.
교육적 맥락을 지운 채 문장 중복 숫자만 부각해 교사들을 \'복붙 교사’로 낙인찍고, 교육청에 관련 교원에 대한 조치까지 요구한 감사원을 엄중히 규탄한다.학교는 사법·감시 기관이 아닌, 학생을 가르치고 성장을 돕는 공간이다.
지금 학교 현장은 각종 분쟁과 법적 공방을 위한 \'증거 수집의 장’으로 전락하고 있다. 교사에게 학생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분쟁과 소송에 대비한 증거를 남기라고 요구해서는 안 된다. 교사의 상담과 기록은 학생의 성장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감사원은 학교와 교사의 본래 역할이 무엇인지부터 성찰하라.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감사원은 교육적 맥락을 배제한 기계적 과잉 감사를 재검토하고, 통계의 과장된 제시로 교사들에게 집단적 낙인을 씌운 데 대해 사과하라!
하나, 감사원은 교사의 교육적 판단을 무시한 채 일괄 조치를 강요하는 부당한 현장 압박을 즉각 철회하라!
하나, 정부와 교육부는 학생부에 과도한 대입 변별 기능을 부여한 현행 대입제도를 재검토하고, 교사를 \'입시 서기\'로 전락시키는 과도한 학생부 기록 노동을 전면 개혁하라!
[자유발언 1]
안녕하십니까.
서울교사노동조합 정책실장 김상일입니다.
감사원은 국가의 회계와 행정을 감사하는 최고 감사 기구입니다. 각 기관의 고유한 기능과 목적을 깊이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가의 안정을 도모해야 할 헌법 기관입니다.
그러나 묻고 싶습니다. 지금의 감사원이 과연 학교와 교육에 대해 단 한 순간이라도 깊이 고민해본 적이 있습니까?
감사원은 서울특별시교육청에 대해,
▲학생생활기록부 세특 문장에 중복이 있다는 이유로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으며,
▲교사의 학폭 상담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록하고 보관하지 않았다며 부실이라 지적했고,
▲현장의 부족한 교원을 기간제 교사로 충원한 것을 두고 \'예산 낭비’라 규정했습니다.
이는 교육 현장의 실정을 완전히 외면한 채 공교육의 신뢰를 무너뜨린 감사원의 무책임한 감사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감사원의 지적에 대해 조목 조목 이렇게 반박하겠습니다.
첫째, 세특 문장 중복 지적은 동일 교육과정과 객관적 평가 기준에 대한 몰이해를 보여줍니다.
동일한 수업을 듣고, 공시된 평가 기준에 따라 학생들에게 공통의 평가 문장이 들어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교육적 결과입니다. 감사원은 단 두 명의 학생에게 같은 문장이 들어간 경우까지 모두 긁어모아 \'1만 5천 명’이라는 숫자로 부풀렸습니다. 공정한 평가 기준을 적용한 교사들을 마치 불성실한 집단인 양 몰아세우고 국민들에게 착시를 일으킨 것입니다. 단 한 문장의 공통 표현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은, 교사에게 평가 기준을 버리고 각기 다른 미사여구를 만들어내라는 무리한 강요입니다.
이러한 무지한 지적은 국민들에게 공교육에 대한 불신을 심어주었습니다. 교권 침해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지금, 국가 최고 감사 기구가 도리어 현장의 혼란을 야기하고 교사의 사기를 꺾은 것에 대해 엄중한 사회적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둘째, 학교는 사법·감시 기관이 아닌, 학생을 가르치고 성장을 돕는 공간입니다.
지금 학교 현장은 각종 분쟁과 법적 공방을 위한 \'증거 수집의 장’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감사원의 지적은 이러한 현실에 대한 일말의 고민도 엿보이지 않습니다.
감사원의 요구대로라면 교사는 학생 간의 모든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서류로 남기는 \'감시원\'이 되어야 합니다. 학교는 교육을 하는 곳이지, 학폭 심의와 소송을 위한 증거 자료를 남기는 공간이 아닙니다.
셋째, 정원 외 기간제 교사 투입은 수업의 질과 학생 학습권을 지키기 위한 필수 조치입니다.
교육부는 교사 1인당 학생 수라는 기계적 산술만으로 교원을 감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장은 소규모 학교의 증가, 고교학점제 시행, 다교과 지도 등으로 교사들의 수업 부담이 한계에 다달았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이 부족한 인력을 기간제 교사로 충원한 것은 파행적 수업을 막고 학생들에게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제공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였습니다. 이를 단지 \'예산 낭비\'라 치부하는 것은 감사원이 교육 현장에 대해 얼마나 무지한지 스스로 증명할 뿐입니다.
감사원은 이 엄중한 비판을 현장의 진정성 있는 목소리로 겸허히 받아들이기를 바랍니다. 교육청과 학교 현장에 대한 감사는 단지 서류와 숫자를 검증하는 자리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교육이라는 특수성과 학생들의 성장이 이루어지는 현장의 맥락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고민하는 과정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합니다. 감사원이 최고 감사 기구로서의 책임감을 가지고, 향후 교육 현장을 감사할 때에는 공교육의 본질과 가치를 사전에 충분히 숙지한 상태에서 엄정하고 타당한 감사를 진행해 주실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아울러 서울교사노동조합 정책실장으로서, 서울특별시교육청에도 강력히 당부합니다.
서울시교육청은 교육적 맥락이 결여된 감사원의 지적에 굴복하여 학폭 상담 기록 서류화 강요, 세특 기계적 표제어 금지, 정원 외 기간제 교사 감축 등 현장을 더욱 경직시키는 후속 조치를 취해서는 결코 안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현장발언 1]
안녕하십니까. 저는 고등학교에서 일반사회 과목을 가르치는 교사입니다.
저는 오늘, 감사원이 보지 못한 \'한 교사의 평범한 하루’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3년 전, 저는 사회문화탐구 6개 반과 경제 2개 반, 총 8개 반을 담당했습니다. 학생 수로는 약 250명이었습니다. 학기가 끝나면 이 모든 학생의 과목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을 작성해야 했습니다. 학생 한 명당 500자에 가까운 기록을 채우기 위해 퇴근 후에도, 주말 이른 아침에도 학생부를 썼습니다. 제가 학생부를 쓰러 가는 단골 카페가 따로 있어서 카페 사장님도 저의 얼굴을 외울 정도였습니다.
학생부에는 수행평가 결과뿐 아니라 수업 중 발표, 조별 활동, 개별 활동까지 모두 담아야 합니다. 수행평가는 과목당 적어도 세 가지였습니다. 저는 학생부를 쓰기 위해 이미 채점을 마친 250명의 수행평가지를 다시 펼쳐 보았습니다. 과목당 세 가지라고 하면 적어도 750장의 수행평가지입니다. 저는 두 가지 교과를 맡았으니 총 1500장의 수행평가지를 꼼꼼히 읽었습니다. 여기에 수업 시간에 학생별로 적어 둔 메모도 다시 읽었습니다.
\'이 학생은 다른 친구와 무엇이 달랐지?’ ㅡ그 한 줄을 찾기 위해 깊이 고민했습니다.
그렇게 수백 명의 학생을 한 명씩 떠올리며 작성한 뒤에는 저 혼자 점검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과목 간, 학년 간, 부서 간으로 1차, 2차, 3차 검토를 받았습니다. 검은색, 파란색, 붉은색 볼펜으로 수정 표시가 이어졌습니다. 저와 직접 관련도 없는 선생님들께서 포스트잇에 정성스럽게 의견을 남겨 주셨고, 저 역시 그 정성에 감사하며 이미 쓴 문장을 고치고 또 고쳤습니다.
언젠가 제 동생이 물었습니다. “왜 그렇게까지 해?”
저는 선뜻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그냥 그렇게 하고 싶었습니다.
아마 많은 선생님들이 같은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감사원 보고서는 저와 같은 수많은 교사가 고민해 쓴 기록을 몇 개의 문장으로 비교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교사들의 서사를 모두 제외한 채, \'중복 기재 교사’로 명명했습니다.
더 답답한 것은 감사원이 문제 삼은 학생부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코로나19의 영향이 이어지던 시기에 작성된 기록이라는 점입니다.
당시 확진되거나 격리된 학생은 학교에 나오지 못했고, 정상적인 수업과 평가가 어려웠습니다.
원칙적으로 수행평가는 문항 유출을 막기 위해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치러야 합니다. 그러나 모든 학생이 한날한시에 등교하는 날은 거의 없었습니다. 저는 한 가지 수행평가를 위해 A형, B형, C형을 넘어 몇 가지인지도 기억나지 않을 만큼 여러 유형의 평가지를 만든 적도 있습니다. 학생을 직접 관찰할 기회는 평소보다 훨씬 적었습니다. 그럼에도 저와 제 주변의 선생님들은 모든 학생의 학생부를 끝까지 기록했습니다.
실제로 감사원이 공개한 자료에서도 2021년부터 2024년으로 갈수록 지적된 교사 수와 학생 수, 건수는 줄어듭니다. 이는 현장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계속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하지만 감사원은 교사가 어떤 환경에서 학생을 가르쳤는지, 학생 한 명의 기록을 쓰기 위해 얼마나 많은 자료를 다시 확인했는지, 코로나 시기에 학생을 관찰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웠는지는 살피지 않았습니다.
학생부는 서로 다른 문장을 찾아 헤매는 글짓기가 아닙니다.
학생의 학교생활과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을 기록하는 데 그 근본적인 목적이 있습니다.
감사원은 문장이 몇 개 겹쳤는지를 세어 교사를 낙인찍을 것이 아니라, 왜 교사가 학생 한 명 한 명을 충분히 관찰하고 기록할 시간조차 없는지를 먼저 물어야 합니다.
문장 뒤에 있었던 교사의 고민과 노력, 그리고 학교 현장의 현실부터 제대로 살펴봐 주시기 바랍니다.
[자유발언 2] - 교사노조연맹 송수연 위원장
교사를 \'입시 서기\'로 내모는 지침의 모순, 그리고 교단을 짓밟은 감사원의 기계적 표적 감사를 고발합니다
안녕하십니까. 교사노동조합연맹 위원장 송수연입니다.
오늘 저는 깊은 묵직함과 억울함, 그리고 참담한 심정으로 감사원 앞에 섰습니다. 전국의 선생님들은 아이들 앞에 설 때마다 늘 보람과 책임감을 느끼지만, 매 학기 말 생기부 작성 시기가 오면 우리 교사들은 교육자가 아닌 \'문장 창작 노동자\', 더 나아가 \'입시 서기(書記)\'로 전락하고 맙니다.
교육부의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은 교사에게 "수업 중 개별 학생의 성장과 변화를 관찰해 작성하라"고 명시합니다. 그러면서 모든 학생의 기록이 달라야 하고, 표현이 중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철저한 \'개별화\'를 요구합니다.
겉보기엔 그럴듯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실제로는 불가능한 요구입니다.
한 명의 교사가 적게는 수십 명, 많게는 백여 명이 넘는 학생을 만납니다. 50분 수업 동안 20~30명의 아이들이 보여주는 배움의 순간을 매일 밀착 관찰하고, 수백 명의 학생마다 단 한 문장도 겹치지 않는 완벽하고 독창적인 문장을 쓰라는 것은 달성할 수 없는 구조적 과제입니다.
결국 교사들은 수업이 끝난 밤마다 유의어 사전을 뒤져가며 단어를 비틀고, 어미를 바꾸는 \'착시 노동\'을 벌입니다. 같은 활동을 한 아이들에게 유사한 문장을 쓰면 \'성의 없는 기록\'이 되고, 조금이라도 평범하게 적으면 민원과 법적 책임의 공포가 날아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비현실적인 지침 속에서도 우리 교사들은 아이 한 명 한 명의 성장을 담아내려 최선을 다해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감사원은 무엇을 했습니까?
서울 239개 고등학교의 4년 치 생기부를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샅샅이 뒤져 교사들의 성실성을 재단했습니다.
특히 그 4년 중에는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위기 속에서 원격수업과 대면수업을 넘나들며 방역과 학습 결손을 온몸으로 막아내던 2021년과 2022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의 안전과 교육을 지키기 위해 밤낮없이 헌신했던 그 특수한 시절의 맥락은 싹 잘라버린 채, 몇 년 뒤 컴퓨터로 문장 중복만 찾아내어 우리를 \'복붙 교사\'로 낙인찍었습니다. 이것이 국가 감사기관이 할 일입니까?
학생부는 입시 창작물이 아니며, 교사는 평가 판정관이 아닙니다.
감사원은 생기부가 대입 변별력을 가져야 하므로 학생마다 차별화된 내용을 적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묻고 싶습니다. 생기부가 대학의 평가를 돕기 위해 교사가 쥐어짜내는 \'대입용 창작물\'입니까?
모든 학생에게 서로 다른 입시 서사를 쓰도록 강요할수록, 교사는 아이들을 눈에 담고 수업을 준비할 시간을 빼앗깁니다. 교사를 입시 서기로 내몰고, 기계적 수치로 교사의 헌신을 짓밟는 행동은 공교육의 본질을 무너뜨릴 뿐입니다.
감사원에 강력히 요구합니다.
현장의 맥락을 외면하고 교사들의 명예를 짓밟은 기계적 표적 감사를 즉각 사과하십시오.
그리고 교육부에 촉구합니다.
현장 교사들에게 불가능한 관찰과 차별화 기재를 강요하며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현행 생기부 지침의 구조적 모순을 즉각 개선하십시오.
우리가 아이들 곁에서 \'문장 작성자\'가 아닌 \'진정한 스승\'으로 남을 수 있도록, 이 기형적인 기록 노동을 당장 멈춰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중등
[공동취재요청서] 감사원의 서울시교육청 '학생부 복붙' 규탄 기자회견
(2026-07-22)
[공동취재요청서] 감사원의 서울시교육청 '학생부 복붙' 규탄 기자회견

[기자회견 일정]
■ 일시: 2026년 7월 24일(금) 11시
■ 장소: 감사원 앞(서울시 종로구 삼청동)
■ 주최 및 주관: 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 서울교사노동조합
■ 순서
* 사회 : 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 이정열
- 현장발언 : 현장교사1, 현장교사 2
-기자회견문 낭독 : 김희정 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 위원장, 박근병 서울교사노동조합 위원장
(*위 순서와 발언자는 변경될 수 있음)
■ 자료 : 기자회견문 및 발언문 (당일 현장 배포 및 메일 발송)
[기자회견 취지]
○ 감사원은 국가의 회계검사와 행정기관·공무원의 직무감찰을 담당하는 헌법기관입니다. 그러나 감사원은 최근 서울지역 239개 고등학교의 4년 치 학생부를 광범위하게 분석해 문장이 같은 사례를 찾아내고, 관련 교원에 대한 조치와 점검 강화를 요구했습니다. 국가 예산의 낭비와 행정의 위법·부당성을 밝혀야 할 감사원이 학교 현장의 교육적 맥락은 외면한 채 학생부 문장 중복을 전산으로 가려내 교사의 성실성을 재단한 것입니다.
○ 우리는 학생을 관찰하지 않은 채 허위로 기록하거나, 학생의 특성과 관계없이 동일한 문안을 무분별하게 반복하는 행위를 옹호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감사원이 발표한 \'중복 기재’에는 단 두 학생에게 일부 공통 표현을 사용한 경우부터 \'복붙\'으로 몰아세운 통계 부풀리기이자 기계적 표적 감사입니다. 그 결과 수많은 교사가 학생을 관찰하지 않은 \'복붙 교사’인 것처럼 오인되고 낙인찍혔습니다.
○ 감사 대상에는 코로나19로 정상적인 등교와 대면 활동이 제한됐던 2021년과 2022년의 기록도 포함돼 있으며, 2023년과 2024년에는 중복기재 수치가 크게 감소했습니다. 당시 교사들은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병행하고 방역과 학습결손까지 감당하며 학교와 교육을 지켰습니다. 감사원은 이러한 특수한 교육 여건과 교사들의 노력, 한 명의 교사가 실제로 담당한 과목·학급·학생 수와 기록 업무량도 살피지 않은 채, 몇 년 뒤 문장 중복만 기계적으로 추출해 교사의 성실성을 판단하는 등 현장의 특수성을 전면 외면했습니다. 기계적 수치가 코로나 시기의 교육과 교사의 헌신을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 더욱이 감사원은 학생부가 대입에서 중요하므로 학생마다 차별화된 내용을 기록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며 공교육을 본질을 흐리고 있습니다. 학생부는 대학의 변별을 위한 입시용 창작물이 아니라 학생의 배움과 성장 과정을 담는 교육자료입니다. 모든 학생에게 서로 다른 \'입시 서사\' 를 작성하도록 요구할수록 교사는 교육자가 아니라 입시용 문장 작성자로 내몰리고, 기록 업무가 수업과 학생을 만날 시간까지 빼앗기게 됩니다.
○ 공교육의 본질을 훼손하고 교사를 \'입시 서기\'로 전락시키는 감사원의 행태를 규탄하고, 과도한 학생부 기록 노동 개선을 촉구하는 이번 기자회견에 언론인 여러분의 적극적인 취재와 보도를 요청드립니다.
2026. 07. 22.
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 · 서울교사노동조합
중등
[논평] ‘학생부 복붙을 지적한 감사원 보고서에 대해 ’
(2026-07-21)
[논평] ‘학생부 복붙을 지적한 감사원 보고서에 대해 ’

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위원장 김희정, 이하 중등교사노조)은 감사원이 서울 고등학교 교원의 학생부 중복 기재를 지적하며 관련 교원 조치와 점검 강화를 요구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
중등교사노조는 학생을 관찰하지 않은 채 학생부를 허위로 작성하거나 동일한 문구를 무분별하게 반복하는 행위를 옹호하지 않는다. 그러나 학생부 기록이 형식화된 원인에 대한 분석 없이 그 책임을 교사의 불성실과 교육청의 점검 소홀로 돌린 이번 감사 결과는 지극히 편파적이다.
감사원 조사에는 교육도, 학교의 현실도 없다. 교사 한 명이 몇 과목, 몇 개 학급, 몇 명의 학생을 가르치고 평가하며 기록하는지는 외면한 채, 학생부를 대입 변별자료로만 바라보고 중복 문구를 가려내는 데 그쳤다. 학생부의 신뢰성을 회복하려면 \'누가 같은 문장을 썼는가’를 따지기에 앞서 \'왜 학교에서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가’부터 물어야 한다.
감사원은 서울지역 239개 고등학교 교원 1만 5,377명이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을 중복 기재했다고 밝혔지만, 여기에는 단 두 학생에게 같은 문장을 사용한 경우까지 포함돼 있다. 같은 성취기준에 도달한 학생에게 일부 공통 표현을 사용한 경우와 수백 명에게 문장 전체를 그대로 옮긴 경우를 모두 같은 \'중복 기재’로 집계한 것이다.
또한 \'101명 이상’이라는 기준도 보고서가 밝힌 대로 분석 편의를 위해 설정한 숫자에 불과하다. 감사원은 공통문구가 전체 기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학생별 내용의 추가 여부, 동일한 수행평가와 성취기준의 적용 여부 등 정작 판단에 필요한 교육적 맥락은 충분히 살피지 않았다. 행정 편의로 정한 인원수와 문장 일치 여부만으로 학생부 기록의 부실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감사원은 학생부 기록이 과중해진 구조적 원인은 외면한 채 그 책임을 교사 개인에게 돌리고 있다. 고교학점제 도입 이후 교사가 담당하는 과목과 학생 수는 늘고, 학년 단위 과목이 학기 단위로 분절되면서 학생부 기록 횟수와 분량도 사실상 두 배로 증가했다. 그러나 이를 감당할 교원과 지원 인력은 충분히 확충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감사원은 \'중등교사 1인당 학생 수 11.8명’이라는 행정통계를 근거로 학생별 기록이 가능한 여건이 마련된 것처럼 전제한다. 이는 관리직과 비교과교사 등을 포함한 전체 교원 수로 학생 수를 나눈 수치일 뿐, 교과교사의 실제 수업 부담을 보여주지 못한다.
중등교사노조의 2026년 조사(6.22~7.10, 온라인 조사, N:2,047)에서 고등학교 교사는 75.0%가 두 과목 이상, 25.1%가 세 과목 이상을 담당하고 있고, 담당 학생이 200명 이상인 교사는 29.2%, 300명 이상도 8.5%였다. 또한 과목 하나의 학생부 기록에 한 학기 70시간 이상을 쓴 교사가 55.6%였으며, 평가 업무를 위해 한 학기 11회 이상 야간이나 주말에 일한 교사도 70.7%에 달했다.\'교사 1인당 학생 수 11.8명’이라는 숫자와 교사 한 명이 수백 명을 가르치고 기록하는 현실 사이에는 너무나 큰 간극이 있다.
교사가 두 과목, 8개 학급, 200명을 담당하면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만 한 학기에 최대 10만 자, A4용지 약 100쪽을 작성해야 한다. 1년이면 학생부 기록만으로 200쪽짜리 책 한 권을 쓰는 셈이다. 여기에 평가와 성적 처리, 과목별 출결, 최소성취수준 보장지도와 담임 업무까지 더해진다.
이처럼 과목과 기록을 늘린 정부는 정작 이를 감당할 시간과 인력을 마련하지 않았다. 불가능에 가까운 업무를 부과한 뒤 모든 학생에게 서로 다른 문장을 쓰라고 요구하고, 이를 해내지 못하면 감사와 처분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책임행정이 아니다. 정부가 구조적 책임은 외면한 채 교사의 성실성만 심판하고 있다.
감사원의 판단에는 교육적 맥락이 빠져 있다.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은 성취기준과 성취수준에 따라 작성하므로, 같은 수업과 활동을 수행한 학생들의 서술이 일부 겹치는 것은 자연스럽다. 동일한 문장이 있다는 것과 학생을 관찰하지 않았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공통 서술에 학생별 특성을 추가한 경우와 관찰 없이 문장 전체를 옮긴 경우는 명확히 구별해야 한다.
이를 모두 다르게 쓰라고 요구하면 \'분석하였다’, \'탐구하였다’처럼 표현만 바꾸는 형식적 기록을 낳을 뿐이다. 감사원도 결국 중복 건수만으로 처분하지 못하고 교원별 기재 경위를 고려하도록 했다. 문장의 차이를 학생 이해의 깊이로 판단하는 것은 교육적 판단이 아니라 유사도 검사에 불과하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학생부가 학생의 성장 기록이 아니라 대입 변별자료로 변질됐다는 데 있다. 감사원은 학생부의 대입 비중이 커진 만큼 학생별 차이를 강조하지만, 바로 그 논리가 학생부를 교육의 기록에서 입시용 추천서로 밀어낸다. 수업은 학생의 성장보다 학생부에 어떻게 기록될지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교사는 학생마다 대학이 주목할 \'입시 서사’를 만들어내도록 요구받는다.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상황이다.
이번 감사는 교육에 필요한 인력과 시간을 지원하기보다 결과의 흠결을 찾아 교사를 통제하고 처벌하려 한다는 점에서 제주도교육청의 평가 감사와 닮아 있다. 그러나 감사를 강화한다고 학생부가 더 진실해지는 것은 아니다. 교사가 학생을 관찰하는 대신 생성형 AI로 표현만 다르게 만드는 데 몰두한다면 문장은 달라져도 교육은 나아지지 않는다.
중등교사노조는 교육부와 감사원에 교과교사의 실제 담당 과목·학급·학생 수를 반영해 교원과 업무지원 인력을 확충하고, 고교학점제로 늘어난 학생부 기록의 분량과 방식을 현실에 맞게 개선할 것을 촉구한다. 또한 공통 서술과 무분별한 복사·붙여넣기를 구별하지 않은 채 문장 일치율과 중복 인원만으로 교원을 처분해서는 안 된다. 나아가 학생부를 대입 변별자료로 과도하게 활용하는 현행 체제를 재검토해 학생의 배움과 성장을 위한 교육적 기록으로 되돌려야 한다.
중등교사노조 김희정 위원장은 “감사원은 교사에게 학생마다 다른 문장을 쓰라고 요구하기에 앞서, 교사가 학생 한 명 한 명을 제대로 가르치고 관찰할 여건이 갖춰져 있는지부터 살펴야 한다”며 “과목과 기록만 늘리고 이를 감당할 인력과 업무 여건은 마련하지 않은 교육부의 책임도 분명히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중등교사노조는 학생부가 대입을 위한 기록 노동이 아니라 학생의 배움과 성장을 담는 교육적 기록으로 바로 설 수 있도록 교원 확충과 학생부 기록 부담 완화, 학생부에 과도한 변별 기능을 부여하는 대입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요구할 것이다.
2026. 7. 21.
전 국 중 등 교 사 노 동 조 합
중등
[논평] 대수능 감독관 처우 개선에 대해
(2026-07-10)
[논평] 대수능 감독관 처우 개선에 대해

교육부가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감독관 처우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중등교사노동조합(위원장 김희정, 이하 중등교사노조)은 그동안 현장의 요구를 일부 반영한 조치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한다. 다만 감독관들이 가장 절실하게 요구해 온 처우 개선의 핵심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정감독용 키높이 의자는 중등교사노조가 수년간 교육부에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사항이다. 장시간 서서 감독해야 하는 감독관의 신체적 부담을 덜어줄 수 있게 된 것은 의미 있는 진전이다. 또한 방송지원 예산과 배상책임보험 확대 역시 국가시험 운영의 부담과 책임을 교사 개인에게만 떠넘겨서는 안 된다는 방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이번 대책만으로는 수능 감독관들이 체감하는 어려움을 해결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
수능 감독은 단순히 시험실을 지키는 업무가 아니다. 시험 전날 감독관 연수부터 시험 당일 새벽 출근, 문제지 인수·인계, 장시간 이어지는 감독, 수험생 돌발 상황 대응과 부정행위 예방까지 하루 종일 극도의 긴장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국가시험의 공정성을 책임지는 대표적인 고강도 노동이다. 작은 실수 하나가 민원과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압박 속에서 감독관들은 국가시험의 마지막 안전망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상당수 감독관들은 3개 이상의 교시를 연속으로 감독하고 있으며, 화장실조차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교육부는 감독관 1인당 기본 감독을 2개 교시로 제한하는 원칙을 마련해야 한다. 추가 감독이 필요한 경우에는 자발적 참여를 원칙으로 하고, 그에 상응하는 추가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감독관의 피로 누적은 교사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시험의 공정성과 안정성에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수능은 대학입시를 위한 국가시험이지만, 그 운영 부담은 대부분 중등학교와 중등교사가 떠안고 있다는 점이다. 감독은 물론 시험장 준비와 정리, 방송, 시설 점검, 원서접수까지 대학입시를 위한 막대한 업무가 학교 현장에 집중되고 있다. 국가와 대학이 함께 책임져야 할 대학입시를 중등교사의 헌신과 희생으로 유지하는 현재의 구조는 이제 바뀌어야 한다.
또한 감독수당 현실화 역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이다. 현재의 감독수당은 국가시험을 책임지는 업무의 강도와 책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감독관 지원을 기피하는 현상이 확산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교육부는 2028학년도 수능 체제 개편을 계기로 감독수당을 현실화하고, 시험장 운영 부담을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는 대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최근에는 AI 안경 등 첨단기기를 이용한 신종 부정행위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감독관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감독관은 교육 전문가이지 AI 안경과 초소형 전자기기를 식별하는 전문가가 아니다. 교육부는 신종 부정행위 대응 매뉴얼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감독 과정에서 발생하는 민원과 법적 분쟁으로부터 감독관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중등교사노조 김희정 위원장은 "이번 처우 개선은 의미 있는 첫걸음이지만, 수능 감독은 여전히 국가시험의 공정성을 책임지는 고강도 노동에 비해 처우와 보호가 부족하다”며 "수능은 대학입시인 만큼 국가와 대학도 그 책임을 함께 져야 한다. 감독관 처우 개선과 함께 AI 안경 등 신종 부정행위로 인한 민원과 법적 분쟁으로부터 교사를 보호하는 제도를 구축해야 한다. 교사의 희생이 아니라 국가의 책임으로 수능을 운영하는 체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교사의 희생으로 유지되는 수능은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 국가와 대학이 함께 책임지는 수능 운영체계를 마련할 때 비로소 국가시험의 공정성과 신뢰도 함께 지켜질 것이다.
2026. 7. 10.
전 국 중 등 교 사 노 동 조 합
중등
[논평]사교육은 언제부터 학교를 평가하기 시작했는가
(2026-07-09)
[논평]사교육은 언제부터 학교를 평가하기 시작했는가

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위원장 김희정, 이하 중등교사노조)은 최근 한 입시학원이 특정 학교 교사의 실명을 거론하며 수업 방식과 성향을 자의적으로 평가한 영상을 제작·게시한 사실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
이번 사건은 특정 강사의 일탈이나 일회성 해프닝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이미 사교육 시장에서는 학교 시험문항과 수행평가를 분석하고 준비해 주는 것을 넘어, 특정 교사의 출제 성향과 수업 방식을 상품처럼 소비하며, 학생과 학부모에게 \'좋은 교사\', \'쉬운 교사\', \'어려운 교사\'를 분류하는 일이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번 사건은 그동안 관행처럼 이어져 온 공교육 교란 행위가 수면 위로 드러난 하나의 사례일 뿐이다.
문제는 이것이 단순한 정보 제공이 아니라 공교육을 왜곡하는 행위라는 점이다. 학교 시험이 끝나면 시험문항은 곧바로 학원의 콘텐츠가 되고, 학교 평가는 학생 모집을 위한 마케팅 자료가 된다. 문항 분석은 학생과 학부모의 이의제기와 민원으로 이어지고, 교사는 교육적 판단보다 민원을 의식한 \'안전한 문제\'를 출제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다. 결국 학교 평가는 학생의 배움을 위한 과정이 아니라 사교육의 검증 대상이 되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공교육의 위기이다.
사교육이 학교를 평가하기 시작하는 순간, 교사의 전문성은 흔들리고 학생과 교사의 교육적 신뢰는 무너진다. 학교는 학생을 성장시키는 교육 공간이 아니라 사교육 시장이 분석하고 활용하는 대상이 되고, 평가는 학습과 성장을 위한 과정이 아니라 경쟁과 민원을 의식하는 도구로 변질된다.
실제로 중등교사노조에는 이러한 피해 사례가 끊이지 않고 접수되고 있다. 한 조합원은 "특정 교사의 출제 성향이 학원가에 공유되면서 \'○○교사 기말고사 예상문제\' 강의가 개설되자, 이미 출제한 시험문제를 모두 폐기하고 처음부터 다시 출제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교사들은 시험 직후 학원이 문항을 분석해 학생과 학부모에게 이의제기를 유도하면서 교육적 판단보다 민원 대응을 우선 고려하게 된다고 호소한다. 사교육이 학교 평가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이다.
그럼에도 현행 제도는 이러한 행위를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 학생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공개되는 시험문항은 사교육의 영리 수단으로 활용되고, 교사의 교육활동은 상업적 콘텐츠가 되고 있다. 교사의 평가 전문성과 공교육의 신뢰를 보호하기 위한 법적 장치는 여전히 미흡하다.
이제는 제도를 바꿔야 한다.
교육부는 사교육의 교사 품평과 학교 정보 상품화 실태를 전면 조사하고, 공교육 교란 행위에 대한 종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국회는 학원법과 저작권법을 정비하여 학교 시험문항과 교사 정보를 영리 목적으로 수집·분석·유통하거나 학생 모집과 광고에 활용하는 행위를 명확히 금지해야 한다. 특히 학교 평가문항을 이용한 상업적 분석과 민원 유도 행위에 대해서도 실효성 있는 규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중등교사노조 김희정 위원장은 "사교육가 학생을 가르치는 수준을 넘어 학교를 분석하고 교사를 평가하기 시작한 것은 공교육에 대한 명백한 침해"라며, "공교육의 평가는 학생의 성장을 위한 것이지 사교육의 돈벌이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제는 학원법과 저작권법을 정비해 공교육을 교란하는 행위를 반드시 차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교육을 흔드는 것은 교실이 아니라, 교실 밖에서 학교를 상품으로 만드는 시장의 논리이다. 교육당국은 학원법과 저작권법을 정비해 사교육의 무분별한 공교육 개입을 차단하고, 공교육의 신뢰와 교사의 교육활동을 책임 있게 보호하라.
2026. 7. 9.
전 국 중 등 교 사 노 동 조 합
중등
[성명서] '혐오의 놀이화'와 '학교 일상의 정치화'에 대한 우려
(2026-06-30)
[성명서] '혐오의 놀이화'와 '학교 일상의 정치화'에 대한 우려

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위원장 김희정, 이하 중등교사노조)은 배재고 야구부의 광주일고 조롱 논란과 최근 학교 현장에서 발생한 태극기 게시 논란이 우리 교육이 직면한 민주주의와 시민교육의 위기를 드러낸 사건이라는 점에서 깊은 우려를 표한다.
민주주의의 역사가 희화화되고 혐오가 놀이로 소비되는 현실, 학교의 일상적인 교육활동마저 정치적 공격과 감시의 대상이 되는 현실은 더 이상 일부 학생의 일탈이나 개별 학교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우리 사회가 청소년에게 무엇을 보여주고 있으며, 교사에게 어떤 교육적 역할을 허용하고 있는지를 묻는 중대한 사회적 경고다.
최근 고교야구대회에서 배재고 선수들이 광주일고를 상대로 외친 구호는 지역과 역사적 상처를 희화화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는 단순한 응원 문화의 일탈이 아니라 혐오와 왜곡된 인식이 청소년 문화 속에서 놀이처럼 소비되는 현실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한편 최근 한 고등학교에서는 시험 운영 과정에서 교실 환경을 정비하기 위해 태극기를 일시적으로 가려 놓은 사실이 온라인상에서 정치적 의도를 가진 행위로 왜곡되었고, 특정 커뮤니티와 인플루언서를 통해 확산되면서 학교가 항의 전화와 비난의 대상이 되는 일도 발생하였다. 결국 학교는 별도의 입장문을 게시해야 했으며, 교사들은 통상적인 학교 운영조차 언제든 정치적 논란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불안을 경험해야 했다.
한쪽에서는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한 역사가 조롱과 밈의 소재가 되고, 다른 한쪽에서는 학교의 일상이 정치적 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다. 왜곡된 정보는 알고리즘을 타고 혐오를 확산시키고, 학교를 갈등의 공간으로 만들고 있다.
배재고 학생들의 행동은 분명 비판받아야 한다. 그러나 이를 일부 학생의 경솔한 일탈로만 규정해서는 안 된다. 혐오와 왜곡된 정보가 놀이처럼 소비되는 사회적 환경을 외면한 채 학생 개인만을 비난하는 것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교사들은 매일 교실에서 학생들의 편견과 왜곡된 인식을 바로잡고, 역사적 사실을 가르치며,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는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교실은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기에 점점 더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다. 역사적 사실을 설명하고 사회적 갈등을 토론하는 과정은 민원의 대상이 되기 쉽고, 학생 생활지도와 가치교육은 언제든 사회적 논란과 신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학생들은 유튜브와 SNS,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자극적인 콘텐츠를 통해 역사와 사회의 단면을 수용하고 있지만, 교사는 이를 충분히 교정하고 토론할 수 있는 교육적 권한과 사회적 신뢰를 온전히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혐오를 바로잡아야 할 학교가 오히려 사회적 갈등과 정치적 대립이 유입되는 공간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학생들에 대한 낙인과 사회적 매장이 답이 될 수는 없다. 교육은 응징의 과정이 아니라 성찰과 성장의 과정이어야 한다. 학생들이 자신의 잘못을 돌아보고, 왜 이러한 표현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는지 이해하며,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내면화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교육의 본질이다.
이번 사태는 단지 한 학교의 응원 문화나 한 학교의 운영 문제가 아니다. 혐오와 왜곡된 정보가 일상적으로 소비되는 사회, 학교를 정치적 갈등의 장으로 끌어들이는 사회, 그리고 이러한 현실 속에서도 교사에게 충분한 교육적 권한과 사회적 신뢰를 부여하지 못한 국가의 책임이 복합적으로 드러난 사건이다.
중등교사노동조합은 이번 사태를 우리 사회와 교육이 함께 성찰해야 할 경고로 받아들이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정부와 교육당국은 청소년에게 확산되는 혐오 콘텐츠와 허위정보, 알고리즘 기반 극단화 현상에 대한 범사회적 대응 방안을 마련하라.
하나, 교육부는 교실 내 혐오와 차별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교사의 교육적 판단권과 생활지도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라.
하나, 교육부는 교실의 일상적인 교육활동과 학교 운영이 정치적 공격과 과도한 민원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교육활동 보호 체계를 강화하라.
김희정 위원장은 “혐오가 놀이가 되고 학교의 일상마저 공격의 대상이 되는 현실은 민주주의 교육의 위기”라며, “교사가 두려움 없이 가르칠 수 있을 때 학생들은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고 공동체를 존중하는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등교사노조는 교사가 위축되지 않고 가르칠 수 있는 학교, 학생들이 역사적 기억과 민주적 가치를 배우며 성장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끝까지 행동할 것이다.
2026. 6. 30.
전 국 중 등 교 사 노 동 조 합
중등
[논평] 중등 교원수급 기준을 ‘학생 수’에서 ‘담당 과목 수’ 중심으로 전환해야
(2026-06-25)
[논평] 중등 교원수급 기준을 ‘학생 수’에서 ‘담당 과목 수’ 중심으로 전환해야

중등교사노동조합(위원장 김희정, 이하 중등교사노조)은 교육부가 발표한 「중장기(2027~2030년) 초·중등 교과교원 수급방향」에 우려를 표한다.
교육부는 2023년 중장기 교원수급계획에서 고교학점제 안착을 위해 중등교원 확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후 고교학점제 지원을 위한 교원 증원 정책을 추진했고, 이번 수급방향에서도 2023년 계획보다 중등 신규채용 규모를 확대하고 감축 폭을 완화하였다.이는 교육부 스스로 고교학점제와 학생 맞춤형 교육을 위해서는 기존보다 더 많은 중등교원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그럼에도 학교 현장의 체감은 정반대다. 교사들은 교원이 늘었다고 느끼지 못한다. 오히려 교사가 더 부족해졌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학생 수가 아니라 교육수요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여전히 학생 수를 중심으로 교원수급을 계산하고 있지만, 중등교육의 현실은 학생 수가 아니라 과목 수에 의해 움직인다. 고교학점제는 학생 수를 기준으로 운영되는 제도가 아니라 학생 선택권 확대를 전제로 다양한 과목 개설을 요구하는 제도다. 학생 수가 줄어들어도 개설 과목 수는 줄지 않고, 소인수 과목과 공동교육과정 운영은 오히려 증가한다. 결국 교사 1인이 담당해야 하는 과목 수와 수업 준비 부담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중학교 역시 학생 수 감소와는 무관하게 교원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교육활동 침해, 학교폭력 대응, 생활지도, 정서·행동 위기학생 지원, 기초학력 보장 등 학생 개별 지원의 부담이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25학년도 교육활동 침해 사건의 60.4%, 학생에 의한 교육활동 침해의 64.5%가 중학교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생활지도와 전문적 지원이 필요한 학교급이 중학교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수치다.
현재 중등학교의 가장 큰 문제는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아니라 교사 1인당 담당 과목 수와 학생 지원 부담이다. 고등학교는 다과목 지도와 평가 부담이, 중학교는 생활지도와 기초학력 지원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교사 한 사람이 감당해야 할 교육활동의 범위가 확대되면서 학생 개별 피드백과 맞춤형 지원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결국 교사 부족의 피해는 교사가 아니라 학생에게 돌아간다. 학생 수 기준이 아니라 교사 1인당 담당 과목 수를 제한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학생들에게 질 높은 수업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교사가 적정한 수의 과목을 담당하며 충분한 연구와 준비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보장되어야 한다.
지역의 현실은 더욱 심각하다. 교육부는 학생 선택권 확대를 이야기하지만, 많은 지역에서는 정규교사는 물론 기간제교사와 시간강사조차 구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학교는 개설 과목을 줄일 수밖에 없고 학생들은 원하는 과목이 아니라 학교가 개설할 수 있는 과목을 선택하고 있다. 학생 선택권 확대를 목표로 한 고교학점제가 지역에서는 오히려 선택권 축소로 이어지는 역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발표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역시 현재의 교원수급 정책이 재검토되어야 함을 보여준다. 중학교 3학년 수학의 경우 1수준 학생 비율은 전년 대비 증가했고, 학생들의 수학에 대한 자신감과 흥미, 가치 인식 역시 모두 하락했다. 또한 3수준 이상 학생 비율은 대도시 54.2%, 읍면지역 37.6%로 큰 격차를 보였으며, 1수준 학생 비율은 읍면지역이 19.5%로 대도시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는 학생 수 감소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기초학력 저하와 지역 간 교육격차 확대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기초학력 보장은 진단검사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학습결손 학생을 개별적으로 지도하고 상담하며 지속적으로 지원할 교사가 필요하다. 학생 수가 줄어든다고 해서 지원이 필요한 학생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학생 맞춤형 교육과 기초학력 보장을 위해서는 더 촘촘한 교원 배치가 필요하다.
김희정 위원장은 "학생 수는 줄어도 과목은 줄지 않고, 교사의 업무와 책임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며 "고등학교는 다과목 지도와 학생 선택권 보장을 위해, 중학교는 생활지도와 기초학력 지원을 위해 더 많은 교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제 교원수급은 학생 수가 아니라 개설 과목 수와 담당 과목 수, 생활지도와 기초학력 지원 수요를 기준으로 논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등교사노동조합은 교육부가 학생 수 중심의 교원수급 논리에서 벗어나, 교사 1인당 담당 과목 수를 적정 수준으로 제한하고, 학생들에게 질 높은 수업과 충분한 생활지도·기초학력 지원이 가능하도록 중등 교원수급 정책을 전면 재설계할 것을 촉구한다.
2026. 6. 25.
전 국 중 등 교 사 노 동 조 합
중등
[성명서] 제주특별자치도 출제 오류 징계 신설 규탄 성명
(2026-06-22)
[성명서] 제주특별자치도 출제 오류 징계 신설 규탄 성명

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위원장 김희정, 이하 중등교사노조)과 제주교사노동조합(위원장 한정우, 이하 제주교사노조)은 시험 출제 오류와 학업성적 평가, 학생부 기록 관련 사항을 징계 대상으로 규정한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감사·처분 기준 개정」을 강력히 규탄한다.
평가의 공정성과 신뢰성은 중요하다. 출제 오류를 줄여야 한다는 문제의식에도 공감한다. 그러나 평가의 질을 높이는 방법이 교사 처벌일 수는 없다.
제주도교육청은 지금 학교 현장의 현실을 제대로 보고 있는가. 고교학점제 시행 이후 교사들의 평가 업무는 이미 한계를 넘어섰다. 한 명의 교사가 많게는 5과목까지도 담당하며 평가계획서 작성, 지필평가 출제, 수행평가 설계와 채점, 학생부 기록, 평가 민원 대응까지 떠안고 있다. 출제는 교육과정과 성취기준을 분석하고 적정 난이도와 변별도를 고려해야 하는 고도의 전문적 업무다.
특히 고교학점제 이후 소인수 과목과 다과목 담당이 늘어나면서 한 명의 교사가 출제부터 검토, 채점, 학생부 기록까지 사실상 홀로 담당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전공이 아닌 과목까지 맡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평가 오류를 예방하기 위한 동교과 교차 검토와 공동 검토 체계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여기에 상대평가 체제 속에서 미세한 점수 차로 학생의 등급이 갈리는 내신 구조는 교사들에게 더욱 높은 변별을 요구하고 있다. 그럼에도 교육당국은 평가의 중요성과 교사의 책임만 강조할 뿐, 평가 업무에 대한 적정한 보상과 지원은 외면해 왔다. 수많은 교사들이 밤늦게까지 학교에 남아 일하고 주말까지 반납하고 있음에도 상당수 업무는 초과근무조차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미 교사 1인이 감당할 수 있는 업무량을 넘어선 상황이다. 결국 오류 가능성을 높이는 구조는 방치한 채, 그 결과에 대한 책임만 교사 개인에게 묻겠다는 것이다. 이는 교사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당국이 만든 구조의 문제이며, 문제 해결이 아닌 책임 전가에 불과하다.
더욱 기가 막힌 점은 감사 지적 유형에 \'수행평가 대다수 학생 동일 점수 부여’를 포함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제주도교육청의 행정 편의주의와 교육적 무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수행평가는 상대평가를 위한 줄 세우기가 아니라 학생이 성취기준과 평가 요소를 얼마나 달성했는지를 확인하는 교육활동이다. 평가 기준에 따라 대부분의 학생이 목표를 충실히 달성했다면 동일한 점수를 받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그럼에도 감사의 칼날을 들이댄다면, 교사들은 지적을 피하려 인위적으로 점수를 깎는\'반교육적 변별력 짜내기\'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 이는 수행평가의 본질을 훼손하며 학생 성장 지원이라는 정책 기조와도 정면으로 충돌하는 모순이다.
제주도교육청은 다음을 먼저 물었어야 한다. 왜 평가 오류가 발생하는가. 왜 교사들의 평가 업무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가. 왜 교사들이 여러 과목을 맡아 밤늦게까지 출제와 채점, 학생부 기록을 해야 하는가. 오류를 줄이기 위해 무엇을 지원해야 하는가. 교육청이라면 먼저 고민해야 할 질문들이다. 그러나 제주도교육청은 이러한 질문에는 침묵한 채, 누구를 징계할 것인가만 이야기하고 있다. 지원은 없고 책임만 있다. 원인 분석은 없고 처벌만 있다. 이것이 과연 학교를 지원해야 할 교육청의 모습인가?
또한 이번 조치가 교육부 상위 규정의 취지와도 배치된다. 교육부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은 성실하게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과실에 대해 감경 또는 면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제주도교육청은 반복적인 오류의 원인을 분석하기보다 징계부터 강화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번 조치가 학교 평가를 위축시키고 공교육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점이다. 교사들은 교육적으로 의미 있는 문항보다 민원이 발생하지 않는 안전한 문제를 선택하게 될 것이며, 사고력과 탐구력을 평가하는 문항 개발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실수를 이유로 징계를 받는 환경에서 누가 새로운 시도를 하겠는가. 결국 교사들은 교육적 판단보다 민원과 감사를 먼저 고려하게 되고, 평가는 학생의 성장을 위한 활동이 아니라 문제없이 넘어가기 위한 절차로 전락하게 된다. 이는 평가의 질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평가를 획일화하고 형식화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제주도교육청에 강력히 촉구한다.
하나. 출제 및 평가 오류, 학생부 기재 관련 징계 기준 신설을 즉각 철회하라.
하나. 교사를 잠재적 징계 대상으로 취급하는 감사 행정을 중단하고, 평가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지원 체계 구축에 나서라.
하나. 출제·채점·학생부 기록 업무의 정상화를 위해 실효성있는 지원체계를 구축 하고 평가 업무에 대한 적정한 보상 방안을 마련하라.
하나. 교사가 민원과 감사가 아닌 학생의 배움과 성장을 중심에 두고 평가할 수 있도록 평가 자율성과 전문성을 보장하라.
교육청이 해야 할 일은 처벌이 아니라 지원이다. 교사를 통제하는 것으로 평가의 질은 높아지지 않는다. 지원은 없고 책임만 남은 평가체제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교사를 신뢰하고 지원할 때 비로소 공정하고 교육적인 평가도 가능하다.
중등교사노조와 제주교사노조는 교육청이 책임 전가 행정을 중단하고, 교사가 학생의 배움과 성장에 집중할 수 있는 평가 환경을 마련할 때까지 끝까지 대응해 나갈 것이다.
2026. 6. 22.
전 국 중 등 교 사 노 동 조 합
제 주 교 사 노 동 조 합
중등
[보도자료] 백승아의원실 ’교육활동보호 현황 자료‘관련
(2026-06-10)
[보도자료] 백승아의원실 ’교육활동보호 현황 자료‘관련

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위원장 김희정)은 백승아 국회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교육활동 보호 관련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교육활동 침해와 생활지도 갈등이 중학교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교사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중학교 생활지도 체계의 구조적 한계를 보여주는 경고 신호다.
이에 대해 백승아 의원은 “교육활동 보호는 교사 개인의 문제를 넘어 학생의 학습권과 학교 공동체의 안정을 위한 과제”라며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교육활동 보호 제도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고 실질적인 지원 체계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2025학년도 전체 교육활동 침해 사건 4,034건 가운데 2,437건(60.4%)이 중학교에서 발생했다. 학생에 의한 침해 사건 역시 전체 3,618건 중 2,333건(64.5%)이 중학생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활동 침해가 특정 학교급, 특히 중학교에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중학교는 학생들의 신체적·정서적 변화가 가장 크게 나타나는 시기다. 또래집단의 영향력은 커지지만 자기조절 능력은 아직 충분히 성숙하지 않았고, 초등학교처럼 보호자의 영향력이 크게 작동하지도 않는다. 반면 고등학교와 달리 진학이나 퇴학 등 학생이 체감하는 제도적 책임은 상대적으로 약하다. 더욱이 촉법소년 연령대에 중학생이 포함되고 소년범죄 역시 중학생에게 집중되는 현실을 고려하면, 중학교는 가장 높은 수준의 생활지도와 전문적 지원이 요구되는 학교급이다.
그러나 현재 학교 현장은 이러한 요구를 감당할 여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중학교 교사들은 높은 수업시수와 행정업무를 수행하는 가운데 반복적인 수업방해, 학생 간 갈등, 교사 지시 불이행, 교육활동 침해 사안까지 직접 대응하고 있다. 생활지도가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정작 교사에게는 학생을 충분히 상담하고 지도할 시간도, 이를 함께 담당할 인력도 부족한 실정이다. 교사가 생활지도와 상담, 갈등 조정까지 떠안으면서 교육활동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교육활동 침해 학생에 대한 분리지도 역시 실효성이 부족하다. 별도의 공간과 전담인력이 마련되지 않아 학생을 교무실 등에 머물게 하는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러한 방식은 다른 학생의 학습권을 보호하는 데도 한계가 있으며, 분리된 학생에게 자신의 행동을 성찰하고 개선할 수 있는 전문적인 교육과 상담을 제공하기도 어렵다.
반복적인 생활지도에도 변화가 없는 학생에 대해서는 보다 전문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현재는 보호자의 동의 여부에 따라 필요한 지원이 제한되는 경우가 있지만, 학생의 성장과 학교 공동체의 안전을 위해서는 전문기관의 판단에 따라 위탁교육, 대안교육, 상담 및 치료 프로그램과 연계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전국중등교사노조는 중학교 생활지도 위기 해소를 위해 ▲교사 증원과 전문상담교사·생활교육 전담인력 확충을 통한 생활지도 여건 개선 ▲수업방해 및 교육활동 침해 학생에 대한 실질적인 분리지도 체계 구축 ▲정당한 생활지도와 무분별한 신고로부터 교사를 보호하는 법적 장치 강화 ▲위기학생에 대한 위탁교육·대안교육 등 전문적 지원체계 마련을 촉구한다.
김희정 전국중등교사노조 위원장은 “중학교는 가장 많은 생활지도가 필요한 학교급이지만 교사에게 이를 수행할 시간과 인력, 제도적 지원은 충분히 주어지지 않고 있다”며 “교사의 헌신에만 의존하는 현재의 구조에서 벗어나 학생과 교사 모두를 위한 실질적인 생활지도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6. 6. 10.
전 국 중 등 교 사 노 동 조 합
중등
[성명서]교육은 혐오와 배제가 아니라 공존을 가르쳐야 한다
(2026-05-27)
[성명서]교육은 혐오와 배제가 아니라 공존을 가르쳐야 한다

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위원장 김희정, 이하 중등교사노조)는 취근 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정책 대결 대신 특정 집단에 대한 배제와 차별적 구호가 등장하는 선거 과열 양상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
무엇보다 분명히 해야 할 것은 학교는 \'동성애를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는 점이다. 학교가 지향하는 것은 특정 성적 지향을 권하거나 주입하는 교육이 아니라, 서로 다른 존재를 존중하고 차별과 혐오 없이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배우는 다양성과 인권의 교육이다.
학교에는 다양한 배경과 삶을 가진 학생들이 존재한다. 그 학생들 역시 학교 공동체의 구성원이며, 누구도 자신의 존재만으로 낙인과 배제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교육은 특정 집단을 적으로 만들고 두려움을 조장하는 일이 아니라,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공존하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이어야 한다.
더 우려되는 것은 이러한 구호가 단지 성소수자 문제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혐오와 배제의 언어는 늘 더 약한 대상을 향해 확장되어 왔다. 오늘은 성소수자일 수 있지만, 내일은 다문화 가정 학생, 장애 학생 등 다른 배경을 가진 학생들로 향할 수 있다. 학교가 차별과 배제의 논리를 받아들이는 순간 교육은 공존의 공간이 아니라 갈등과 낙인의 공간으로 변하게 된다.
교육감 선거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결정하는 선거다. 학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치러지는 선거이기도 하다. 선거는 서로를 공격하고 갈등을 키우는 장이 아니라, 더 나은 교육의 방향을 토론하고 경쟁하는 민주주의의 축제여야 한다. 아이들에게 어른 사회의 혐오와 배제를 보여줄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생각을 존중하며 미래를 만들어가는 건강한 민주주의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지금 학교 현장에는 교권 보호, 교육 격차 완화, 입시경쟁 해소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모든 교육감 후보들은 소모적인 갈등 유발을 지양하고, 교육의 미래와 학교의 비전을 이야기해야 한다.
중등교사노동조합은 모든 학생이 존중받는 학교, 차별과 혐오가 아닌 공존과 다양성을 배우는 학교를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2026. 5. 27.
전 국 중 등 교 사 노 동 조 합
중등
[성명서] 故이천 사립학교 선생님 추모
(2026-05-22)
[성명서] 故이천 사립학교 선생님 추모

어제, 비리와 부정으로 물든 학교를 바로잡기 위해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던 한 선생님께서 우리 곁을 떠나셨습니다. 거대한 학교 권력에 맞서 정의를 세우고자 했던 용기 있는 교사를 지켜주지 못한 비통한 현실 앞에, 중등교사노동조합은 깊은 애도를 표하며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고인께서는 지난 2023년 12월부터 소속 학교 관계자의 횡령과 회계 부정, 음주운전 등 차마 교육기관에서 일어나서는 안 될 중대 비위 사실들을 용기 있게 공익제보하셨고, 이런 선생님의 결단 덕분에 비리 당사자는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게 되었습니다. 고인의 행동은 학교 현장을 변화시키고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올바른 교육 환경을 만들기 위한 숭고한 헌신이었습니다.
그러나 정의를 향한 용기의 대가는 너무나 가혹했습니다. 학교 측은 고인을 명예훼손으로 고소·고발하고 업무에서 배제되는 등 어려움을 겪으셨습니다. 공익제보자로서 법적·제도적 보호를 받아야 마땅했음에도 선생님께서는 학교 내에서 고립되는 등 압박감을 홀로 감당해야만 했습니다.
중등교사노동조합은 공익제보자임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보호도 받을 수 없었던 선생님의 비극적인 아픔에 깊은 안타까움과 슬픔을 느낍니다. 학교 현장의 부정부패를 외면하지 않고 바로잡으려 애쓰신 선생님의 고결한 뜻을 우리는 결코 잊지 않을 것이며, 지금 이 순간에도 깊은 슬픔에 잠겨 계실 유가족과 동료 교사들께 마음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선생님, 이제는 그 무거운 짐을 내려놓으시고 부디 하늘에서 평안히 영면하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2026. 5. 22.
전 국 중 등 교 사 노 동 조 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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